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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김현준 국세청장 1기 인사 ③ 변화 동참 못하면 낙오?

조직·정책관리 수문장 ‘정철우’ 기용…‘변화·실적’ 드라이브
국제통 대거 조사에 발탁, 역외탈세에 빅데이터 활용 가능성도

첫 번째는 우연일지 몰라도 두 번째가 되면 필연이다. 그동안 지원부서로 여겨지던 전산이 부각되고, 국제조세 분야 강화 기조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김현준 국세청장 1기 본청 참모인사는 변화를 요구하는 환경의 반영이다. 고민의 흔적이 역력한 김현준 1기 인사를 통해 국세청의 미래를 총 3편에 걸쳐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빅데이터 정보는 기존의 정형데이터와는 전혀 다른 틀에서 만들어진다. 때문에 국세청 내부에서는 ‘세무직들이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비정형데이터가 주를 이룬다. 세무직은 정보 생산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는 정보생산의 주도권이 빅데이터 센터 측에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는 국세청 직제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빅데이터 센터가 전산정보관리관 부속 팀에서 수석부서로 정식인가를 받았다. 국세청 다수의 인사들은 빅데이터 센터가 실질적으로는 국세청장 직속부서라고 말하고 있다.

 

국세청의 힘은 정보에서 나온다는 명제를 돌이켜 본다면, 국세청은 기존의 정형데이터 정보망 외에도 비정형데이터 정보망까지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전산정보관리관의 지위 격상은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전산정보관리관은 과거의 관리관이 아니다. 전문 ‘통’들이 전산정보관리관으로 임명되고, 기획조정관으로 발탁되고 있다. 정책과 관리도 실무 못지않게 중요한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혁신적 캐릭터의 부각, 남은 것은 속도?

 

‘관리’라고 해서 기존의 관리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짚어봐야 할 것이 정철우 국장의 특성이다. 그는 보수적인 공직사회에서도 가장 혁신적이고 캐릭터가 뚜렷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16년 서울지방국세청 징세담당관을 재직 시절 서울청 체납실적을 대폭 끌어 올렸다. 일반적으로 체납실적은 수십년 베테랑들조차도 가장 호전시키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것'을 각 세무서에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일부 반대가 있었지만, 그것은 정철우 국장을 몰라서 하는 행동이었다.

 

한 관리자급 인사는 "합리적인 반박은 즉각 수용하되 한번 옳다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인다"고 정철우 국장을 평가했다. 새로운 방식에 다소 반감이 있던 베테랑 세무공무원들조차도 기획력과 추진력 하나는 탁월하다며 엄지를 세운다.

 

또, 이렇다 할 적(籍)을 두지 않은 탓인지 자유롭고 합목적성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한 국세청 인사는 “정철우 카드를 전산과 정책(기획조정관)에 연이어 뽑았다는 것은 혁신의 속도에 뒤떨어지면, 설령 관리자급이라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전임 기획조정관이었던 강민수 국장의 행보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한 것은 정철우 국장이지만, 토대는 강민수 국장이 닦았다. 이제 그는 전산정보관리관, 기획조정관을 거쳐 징세법무국장으로 이동했다.

 

과거 같았으면, ‘지방국세청장 이동 전 휴지기’라고 평가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징세법무국은 역대 정권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가장 강력한 업무 압박을 받고 있다.

 

국세청장은 약 6개월 차로 열리는 범부처 반부패협회의에서 체납성과와 추진방향을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11월 3차 협의회와 2019년 6월 4차 협의회에서 연거푸 고액상습해결을 요구하기도 했다.

 

체납자 특수관계인에 대한 금융거래정보를 수집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 고액체납자 출국제한 등을 담은 여권법 등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중 금융실명제법은 김현준 국세청장이 연말까지 마무리 지으려는 역점 과제다. 강민수 국장은 이 중대과업을 관철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그에 대한 국세청의 신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후임 전산정보관리관인 김태호 국장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김태호 국장은 현장과 중앙의 원활한 조율은 물론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을 맡은 바 있어 현재 국세청 중앙의 의중을 이해할 수 있는 인재로 손꼽힌다.

 

사무관 시기에는 서울청 조사4국, 과장 때는 상속증여세과, 조사2과, 세원정보과를 각각 거쳤으며, 조사기획과장 시기에는 한승희 전 국세청장의 국세청 조사국장 시절 수석보좌를 담당한 진성 ‘조사·기획통’이다.

 

다만, 일각의 우려처럼 국내 세무조사 영역에 빅데이터가 쓰일 계획은 없다는 것이 국세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빅데이터를 납세자 편의 증진 목적에서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역외탈세-빅데이터 궁합은?

 

하지만 언젠가는 역외탈세에 빅데이터를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역외탈세 부분은 국경을 넘나드는 복잡한 거래구조를 통해 세금을 회피한다. 일회적인 회피가 아니라 10년 단위의 장기적인 택스플랜을 통해 조세회피를 정당화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해외에 있는데다 역외 자본거래를 통해 실체 파악이 쉽지 않다. 정보 수집 단계부터 분석, 조사 각 단계가 세무조사라기보다 수사의 영역에 좀 더 가깝다.

 

미국 국세청은 빅데이터 프로세싱을 통해 2010년대부터 납세정보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에서 납세정보, 탈세이력, 범죄자의 인적관계를 추출, 탈세 패턴 및 범죄그룹을 특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반부패협회의에서 역외탈세 차단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의 중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국내 주요 국제조세분야를 담당하는 실무부서다.

 

김명준 서울청장은 서울청 국제거래조사국장(2016)을 거쳐 국세청 기획조정관,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청장에 올랐고, 후임(2017)인 정철우 국장은 기획조정관, 그 뒤(2018)를 이은 김동일 국장은 서울청 조사4국장에 각각 영전했다. 현 오호선 국제거래조사국장의 경우 ‘역외탈세통’으로 차기 서울청 조사4국장 등 조사통 계보의 핵심 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국제조세에 대한 주목도와 기대가 전에 없이 높아졌다”며 “국제 분야에 능통한 엘리트들이 중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끝>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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