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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우울증 날려버리기

 

 

 

(조세금융신문=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봄이 왔다. 코로나19로 2020년의 겨울은 더 추웠고 우울하게 느껴졌다. ‘코로나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사람들의 마음은 힘이 들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남의 집 담장에 목련이 벙글고 있다.

 

긴 겨울 후에 만나는 초록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우울했던 마음을 단박에 환하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그래서 봄을 생명의 봄이라 부르는 것 아닐까?

 

코로나 백신도 개발되어 예방접종을 받고 있으니 곧 예전처럼 다닐 수 있게 되리라는 희망을 조심스레 가져본다. 긴 겨울 매서운 추위를 이기고 온 봄처럼 우리에게 있는 어려움도 곧 물러나고 아름다운 꽃길을 하하호호 웃으며 걸어 볼 날이 오리라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런 상상을 하다 문득 나의 인생은 어느 계절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청춘이라는 시기를 지나 성인이 되었고 장년기를 지나 어느새 중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가을쯤 아닐까? 어느 가을에 쓴 글처럼 가을이 주는 풍요로움과 넉넉함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중년이 되면 빛나는 청춘들이 가지는 발랄함과 풋풋함 대신 연륜이 주는 익숙함과 노련함이 무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륜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지식이나 지혜가 되어있다는 사실에 중년들은 당혹해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적용하려는 태도를 가진다면 중년기 이후에도 생기있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특히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는 중년기의 신체적인 현상과 맞물려진다면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우울증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런데, 중년기 우울증은 우울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내가 누군데? 내가 내 마음도 못 다스리겠어?”하는 마음과 남들에게 약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혹은 남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가족들의 걱정이 염려가 되어 속은 곪아터지고 있어도 우울하다고 드러내 놓고 호소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상하게 기운이 없고 처진다거나 잠이 잘 오지 않고 자꾸 잡념이 생기고 두통이 심해지는 것과 같은 신체증상은 우울증의 한 증상인 것이다. 이처럼 우울증은 여러 가지 얼굴을 쓰고 나타난다. 따라서 우울하다는 증상에 의존하여 우울증을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

 

다음 증상도 우울증의 다른 얼굴이니 한번 체크하여 보자.

 

일에 지나치게 빠져든다.

멍하니 TV만 본다.

조급해 한다.

자꾸 쓸데없는 걱정이 떠오른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

사람들 만나기가 싫다.

사소한 말에도 나를 무시한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성적인 환상에 자주 빠져든다.

화를 자주 내고 짜증이 늘었다.

의심이 많아지고 사소한 일에 집착한다.

음주가 늘었다.

 

위의 증상들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이 다른 얼굴로 나타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2.2배 높고 특히, 45~64세 중년기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치매 위험이 약 2.72배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또, 우리를 슬프게 했던 고 박지선 씨나 고 최진실 씨 같은 경우도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들의 사망사고 소식을 들은 후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면서 꼭 그런 선택을 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만큼 우울증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다. 그러니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의 힘듦을 털어놓고 의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누군가 나를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면 감정을 숨기는 것에 익숙하지만 감정을 숨기기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심리적 불안감을 덜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생활습관을 바꾸어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해보자. 그리고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셋째, 음주나 흡연을 멀리하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해주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운동,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우울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우울증은 생활환경 및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도 오지만 신체적 질환이나 약물에 의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단을 받는 것이 우울증을 악화시키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첫 단계다. 초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율이 70~80%에 이르고 최근 개발된 항우울제는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활기차고 행복한 신중년 생활을 즐기자.

 

 

 

[프로필] 김미양 한국분노조절교육협회 회장

•(사)시니어벤처협회 생애설계센터장
• 교육학박사
• 감성리더십, 분노조절교육, 논문작성법, 감성소통 등 강의
• 대한어머니회 상임이사
• 시니어벤처협회 이사
• 《달 모서리에 걸어둔 행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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