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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협심증 진단비 문제는?

 

(조세금융신문=한규홍 손해사정사)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수축하여 심한 흉통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 미세혈관 협심증 등이 있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근 괴사가 일어나는 심근경색증과는 다른 질환이다.

 

보험에서도 협심증과 같은 심장질환 진단 확정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이 있지만 실제 보험금 청구를 해보면 여러 이유로 처리를 거부당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가입자들은 의사의 진단만 있으면 보험금 처리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보험약관의 해당여부, 진단의 적정성, 각종 검사결과 및 수치 등 여러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허혈성 심장질환”의 진단확정은 의료법 제3조(의료기관) 의 규정에 의한 국내의 병원 또는 국외의 의료 관련법에서 정한 의료기관의 의사(치과의사 제외) 면허를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병력과 함께 심전도, 심장초음파, 관상동맥(심장동맥) 촬영술, 혈액 중 심장효소검사, 핵의학검사 등을 기초로 하여야 합니다.

 

허혈성 심장질환 질병분류: I20~I25 (급성심근경색증 포함)

 

보험에서의 협심증 진단 확정은 의사의 개인적인 판단이 아닌 병력과 함께 각종 정밀검사를 기초로 내려진 진단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의사의 진단은 있지만 유의미한 검사결과가 없는 경우, 진단비 처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관상동맥의 협착이 있다고 하더라도 협착률이 낮은 경우, 각 보험회사에서 정한 내부 지침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등에서도 보험금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보험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금 심사 시 전형적인 의미의 협심증만 인정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협심증으로 볼 수 있는 혈관협착이 조영술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서 확인되어야 하며 확인된 협착의 정도도 경미한 것이 아닌 중등도 이상의 협착만을 인정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사례를 살펴보자.

#피보험자 A씨는 심한 흉통으로 응급실에 내원하여 여러 검사를 받았다. 이후 입원하여 관상동맥 조영술까지 받은 후 협심증으로 진단 받았다.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는 협심증 및 I20 코드가 기재되어 있었고 가입한 보험의 심장질환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에서는 지급 처리가 어렵다며 의료자문이 필요하다고 안내하였는데 그 이유는 여러 관상동맥에서 협착이 없다는 소견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관상동맥 조영술 검사결과지에는 경미한 협착도 없는 no stenosis라는 표현이 있었다. 의사에게 협심증 진단을 받은 가입자가 반발하자 향후 의료자문에 동의할 의사가 있으면 재청구하라는 안내와 함께 청구가 반려되었다.

 

#피보험자 B씨는 심한 흉통으로 병원에 내원하여 여러 검사를 받은 후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관상동맥의 협착이 보인다는 소견이 있었으나 심하게 막히지는 않은 상태로 스텐트 시술은 받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며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 들었다. 약물치료 후 상태가 호전되어 가입해두었던 심장질환 보험금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보험회사에서는 처리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하였다. 그 이유는 피보험자의 검사결과에서 나타난 20% 정도의 관상동맥 협착은 협심증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었다. 관련 내용에 대한 법원 판결까지 언급하며 보험금 처리를 거부한 것이다.

 

협심증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반적인 의미의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진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반드시 관상동맥 협착이 있어야만 협심증 진단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이형 협심증 등은 관상동맥 협착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보험사에 제출하는 각종 검사결과지에서 가입자에게 불리한 내용만을 찾아내어 보험금 처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여러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구체적으로 보험약관에서 정한 협심증 진단에 해당한다는 증명을 해야 한다. 보험금 지급사유의 증명의 책임은 보험사가 아닌 청구자에게 있다.

 

보험 분쟁 시 의사의 진단서 하나로만 밀어붙이기에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각종 분쟁 사례나 법원 판결 등에서도 의사의 진단만을 고려하여 판단하지 않는다. 보험 분쟁 건의 경우 각 청구 건마다 분쟁의 이유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각 사례에 맞는 분쟁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프로필] 한규홍 한결손해사정 대표
 •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 금융소비자원 서울센터장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손해사정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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