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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적자누적에 '국가채무 1천조' 돌파…확장재정으로 '재정 선순환' 글쎄?

문재인 정부 5년간 빚 400조 늘어…홍남기 "2023년부터 단계적 정상화"
전문가 "8%대 증가율은 과도" vs "현 상황 고려하면 더 늘려야"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2050 탄소중립' 실현 등 미래 대비를 위해 내년 예산도 확장 편성한 가운데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 재정이 3년째 이어지면서 내년에는 사상 첫 국가채무 1천조원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세수가 늘어 결과적으로 재정건전성이 개선되는 '재정 선순환'을 기대하지만, 긍적적인 견해를 보이는 전문가는 소수인데 비해 다수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31일 발표한 2022년도 예산안의 총지출은 604조4천억원으로, 총수입 548조8천억원보다 많다.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많은 이례적 적자재정은 2020년도 예산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적자가 쌓이면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965조3천억원까지 증가한 국가채무는 내년 1천68조3천억원까지 치솟게 된다.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660조2천억원이었던 국가채무가 5년간 400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47.3%에서 내년 50.2%로 상승해 처음으로 나랏빚 규모가 GDP 절반을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세수여건 개선으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나라살림 적자폭이 올해보다 줄어든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55조6천억원으로 올해 2차 추경의 90조3천억원보다 34조7천억원 감소하고, GDP 대비 적자비율도 4.4%에서 2.6%로 내려간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4조7천억원으로 올해(126조6천억원)보다 31조9천억원 줄고, GDP 대비 적자비율은 6.2%에서 4.4%로 하락한다.

 

정부가 이처럼 내년에도 적자를 감수하면서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미래 대비를 위해 여전히 '돈 쓸 곳'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은 "내년에 코로나19 위기를 완전히 종식하고 확고하게 경기를 회복해야 한다. 신(新)양극화에 선제 대응하고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런 재정 소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으로 확장적 재정 운용 기조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확장재정으로 경제가 회복해 세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이 개선되는 '재정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확장재정을 통해 조기 경제회복을 이루고 세수를 늘린 것처럼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경제를 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지난해와 올해도 재정 투입을 늘려 성장률을 높이고 분배를 개선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내년에도 경제 회복세에 따라 세수가 늘어 재정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늘려 '재정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내놓은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2021∼2025년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을 5.5%로 제시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내리 8∼9%대의 높은 예산 증가율을 설정해왔으나 2023년부터는 4∼5%대로 예산 증가율을 묶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600조원대를 처음 찍은 예산 규모가 2023년 634조7천억원, 2024년 663조2천억원, 2025년 691조1천억원으로 완만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정부는 추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3년부터는 경제회복 추이에 맞춰서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과정을 밟아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출 증가율이) 단계적으로 경상성장률 수준으로 수렴해나가도록 중기 재정계획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2021∼2025년 연평균 재정수입 증가율이 4.7%로 재정지출 증가율보다 낮아 국가채무 증가와 적자폭 확대는 피할 수 없다.

내년 1천조를 처음 넘어서는 국가채무는 2023년 1천175조4천억원, 2024년 1천291조5천억원으로 불어난 뒤 2025년에는 1천408조5천억원을 찍게 된다. 국가채무비율도 2025년 58.8%까지 치솟는다. 2025년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2조6천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2천억원에 이른다. GDP 대비 적자비율은 각각 3.0%와 4.6%다.

그러나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복지분야 의무지출이 증가하고 내년 새 정부도 들어서는 점을 고려하면 2023년 이후 예산 증가율은 더 늘고 국가채무와 재정수지는 악화할 여지가 있다. 올해 20.2%인 조세부담률은 세입이 늘어나는 내년 20.7%로 상승한다. 이후 2024년까지 같은 수준율 유지하다가 2025년엔 20.6%로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GDP에서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등 국민부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국민부담률은 올해 27.9%에서 내년 28.6%로 상승한다. 이후 2023년 28.8%, 2024년 29.0%, 2025년 29.2%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위기를 맞은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예산인 내년도 예산까지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했지만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정부의 '재정 선순환' 기대도 낙관적 시각이라는 비판이 있다. 올해 초과세수가 상당규모 발생했으나, 이는 재정투입에 따른 경기 회복보다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내년까지 8%대 지출 증가율을 가져가는 것은 증가율을 하향 조정하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과도하다"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재정정책의 거시경제 확대 효과가 작기에 재정을 투입한 만큼 경기가 부양될 것으로 보는 건 단견"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또 "이번 정부가 지출 증가율을 마지막 해까지 8%대로 설정하고 내년 들어설 차기 정부부터는 5%대로 낮추자고 하는 것은 재정 운용의 책임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현시점에서 재정을 푸는 것은 합리적이며, 오히려 예산 규모를 더 늘려 적극적으로 '재정 선순환'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코로나19 4차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하면 내년 예산이 적극적인 확장재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적자 규모는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 상대적으로 재정도 건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피해 정도와 산업 전환, 인구구조 변화 등을 고려하면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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