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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체크] “빚 갚을까, 투자할까”…LG엔솔 환불금 111조원에 쏠린 눈

21일 청약 증권금 환불 절차 진행
증권사들 유입된 자금 잡으려 각종 이벤트
은행들 마이너스통장 대출 갚기로 이동 가능성 예상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증거금 환불 절차가 오늘(21일) 시작된다. 환불이 진행된 111조원의 대규모 자금이 어디로 이동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사들은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청약 증거금으로 쓰였던 자금을 자사 계좌로 묶어놓기 위해 저마다 이벤트 공세를 벌이고 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대출을 받아 청약 증거금으로 낸 규모가 적지 않은데,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영끌‧빚투가 둔화되는 추세인 만큼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보단 빚을 갚는 방향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 증거금 114조1066억원 중 3조2911억원만 배정되고 나머지 110조8155억원은 오전 중 모두 환불 처리된다.

 

◇ 환불금 유치전 나선 증권사들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인해 유입된 역대급 규모의 청약 증거금이 다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전날 공모주 환불금 재투자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공모주 청약에 신청한 고객 대상으로 단기사채, 장외채권, 공모 기타파생결합사채(DLB), 신탁 상품 등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 추첨을 거쳐 백화점 상품권 1~10만원권을 지급한다.

 

KB증권도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누구나 1인당 최대 100만원 한도로 세전 연5.0% 특판 매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일부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내달 3~4일로 예정된 현대엔지니어링의 일반 공모 청약에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 자금이 대체로 다른 공모주 투자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 였다.

 

◇ 이제 영끌‧빚투 시대 끝났다?

 

다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이전보다 영끌‧빚투를 선호하지 않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재투자보단 대출 청산으로 투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 청약 기간 중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7조원 이상 폭증한 상태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이 끝난 19일 기준 146조270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청약 시작전인 17일 이후 이틀만에 6조9832억원이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신용대출 중에서도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이용한 투자가 많았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56조3579억원으로, 이틀전 보다 7조97억원 증가했다.

 

앞서 SK아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지난해 4월 28일~29일에도 빚내서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하며 4월말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한달 전 대비 6조8401억원 증가했으나, 다음달 공모주 청약 증거금 환불이 진행되면서 5월말 5대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4월말 대비 3조7366억원 감소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취재진에 “재투자 보다는 대출금을 갚는 방향으로 자금이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차주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일단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갚아 빚을 줄이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 붕괴 사고도 투자자들 사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른 현대엔지니어링 일반 공모 청약에 악재가 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았는데, HDC현산 주가는 지난 12일 19% 이상 급락한 후 7거래일째 내림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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