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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정체성·직관성·영속성 명확히"...증권사들 줄줄이 개명

KTB투자증권→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대신파이낸셜그룹, 하나금융투자→하나증권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줄줄이 사명 교체에 나섰다. 회사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사명을 늘리거나 줄이는가 하면 아예 새로운 이름으로 바꾼 곳도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이름을 교체한 곳은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과 대신파이낸셜그룹(옛 대신증권), 하나증권(옛 하나금융투자) 3곳이다.

올들어 가장 먼저 교체한 곳은 다올투자증권이다. 지난 3월 KTB투자증권은 신규 사명과 CI선포식을 개최하면서 이를 밝혔다. KTB금융그룹도 다올금융그룹으로 바꿨다. KTB는 KTB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시작된 이름으로 벤처캐피탈 사업을 주력하던 시절인 2000년에 붙여졌다.

최근 다올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다올인베스트먼트(VC)와 다올자산운용, 다올프라이빗에쿼티(PE), 다올신용정보 등 국내외 13개 계열사를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이에 벤처캐피탈 주력사 이미지에서 탈피, 종합금융그룹사 이미지로 거듭나기 위해 사명을 새롭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다올'은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뜻인데다 순우리말이라 부르기 쉬워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회사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다올'은 이병철 회장이 지난 2004년 국내 최초 민간 부동산신탁사로 설립한 회사명이기도 하다. 2010년 하나금융그룹에 다올부동산신탁과 다올자산운용이 인수되면서 이 회장이 하나금융그룹 부동산그룹장에 올랐던 만큼, 업계에선 '다올'이란 이름을 그의 성공신화를 상징한다고 본다.

지난 20일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신증권도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 탈바꿈했다. 1962년 삼락증권으로 출발한 대신증권은 1975년 고(故) 양재봉 창업가가 인수했다. 지난 IMF(외환위기) 때 대우와 동서, 쌍용, LG와 함께 5대 증권사로 꼽혔는데 이중 유일하게 경영권을 유지하고 살아남은 회사다.

지난 2011년 8월 중앙부산과 부산2, 도민저축은행의 자산을 인수해 대신저축은행을 출범했다. 2014년에는 우리에프앤아이를 인수했으며 2019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설립했다.

최근 10년 100% 보유한 자회사가 세 배 늘어남에 따라 증권업을 넘어 금융그룹으로 거듭난 만큼, 이름도 그에 걸맞게 바꾼다는 설명이다. 개명과 함께 명동 사옥명도 기존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Daishin 343'으로 변경했다.

대신 관계자는 "과거 '주식·채권만'하던 회사에서 최근 10년에는 '주식채권도' 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게 됐다"며 "본격 금융그룹으로서 성장가도를 걷게 됐다는 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을 영위한다는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하기 위해 이름을 줄인 회사도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투자'가 주는 모호함을 벗어버리고 본래의 '증권업'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하나증권으로 바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새로운 사명 관련 논의를 진행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사명 변경은 약 7년 만이다. 앞서 하나증권은 지난 2016년 8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같은 해 9월1일부터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투로 탈바꿈했다.

이는 하나와 외환통합은행이 KEB하나은행으로 통합 출범하는 것과 함께 이뤄진 조치였다. 지난 2005년 옛 대한투자증권으로 인수된 하나대투증권은 2007년부터 하나금투란 이름을 써왔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좀 더 쉽고 편한 이미지로 손님과 접점을 확대하고 영속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하나금융그룹의 브랜드와 증권업에 대한 직관성, 정체성을 최우선으로 살리기 위한 취지로, 젊은세대는 물론 국내외 투자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받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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