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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그곳에 어머니가 계신다

 

그곳에 어머니가 계신다 / 윤인성

 

이른 아침 동틀 무렵 부엌으로 가

가마솥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놓고

까칠한 보리쌀 섞어 밥 지으시며

따듯한 도시락 함께 준비하신다

 

거친 밥 먹일 수 없어

당신 입에 되새김 질 하시어

아이들 입에 넣어 주시며

언제나 행복해하신 어머니

 

우물가에 모여든 동네 아주머니들

자식 이야기와 남편들 흉봐가며

속이 후련하다는 듯

그렇게 수다 떠시는데

빙그레 미소만 지으시며

물 길어 오신 어머니

 

더럽혀진 옷가지 커다란 함지박에 담아

빨래터로 바삐 가시어

저 위쪽 한편에 자리 잡고 쪼그려 앉아

대한 추위 꽁꽁 언 얼음도끼로 깨트리며

갈라 터져 시린 손 호호 녹으라 불어가며

산더미 같은 빨래를 방망이질 하신 어머니

 

연년생 동생들 추위에 차가워진

어머니의 작은 젖을 움켜쥐고서

허겁지겁 빨아먹을 때

일에 지친 몸을 벽에 기대고

곤히 단잠 청하셨던 어머니

 

언제나 그곳에 사랑하는

어머니가 계신다.

 

 

[시인] 윤인성

경북 영양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대구경북지회)

 

 

 

 

[詩 감상] 박영애 시인

정월 대보름이 되면 어릴 적 깡통에 불을 피워 뱅뱅 돌리던 쥐불놀이 했던 추억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밤에 몇몇 집을 다니면서 밥을 훔쳐 나물과 쓱쓱 비벼 먹었던 생각이 새록새록 난다. 물론 지금은 그런 풍광을 볼 수도 없고 그렇게 행동하면 바로 도둑으로 몰릴 수도 있지만, 예전에는 하나의 내려오는 풍속(風俗) 놀이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올 줄 알고 맛난 누룽지나 따뜻한 밥과 반찬을 가마솥에 준비해 주기도 했던 따뜻한 추억이 더욱 그리운 오늘이다. 오늘 같은 날이면 자식을 위해 언제나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주었던 어머니 생각이 더 난다. ‘어머니’ 그 이름은 늘 부르고 들어도 참 위대하다. 지금도 그 어머니의 깊은 사랑과 희생이 있기에 삶을 행복으로 꽃 피울 수 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금주의 시 선정위원장

(현) 시낭송 교육 지도교수

(전) 대한시낭송가협회 회장

(현) 대한시낭송가협회 명예회장

(현) 문화예술 종합방송 아트TV '명인 명시를 찾아서'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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