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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판례] 오픈마켓서 산 해외직구 TV…‘실제 화주’는 누구일까

관세·부가세와 배송·설치비 포함해 TV 2만여대 판매
서울세관 “해외 판매자가 실제 화주” vs 업체 “국내 소비자가 화주”
조세심판원 “국내 재판매 입증 부족”…관세 부과 취소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국내 소비자가 온라인 오픈마켓을 통해 해외 판매자로부터 TV를 구매했다. 결제금액에는 제품가격뿐 아니라 관세와 부가가치세, 배송비와 설치비까지 모두 포함됐다. 통관과 국내 배송 역시 판매자가 연계 업체를 통해 일괄적으로 처리했다.

 

서울세관은 해외 판매자가 가격 결정부터 통관, 배송까지 거래 전반을 주도했다며 실제 수입화주로 판단했다. 반면 판매자는 해외에서 TV를 판매하고 소비자의 통관을 도왔을 뿐이라고 맞섰다. 그렇다면 해외직구의 실제 수입자는 판매자일까, 국내 소비자일까.

 

사건은 해외에 거주하는 한 사업자가 현지 가전제품 업체를 통해 2017년 5월부터 2020년 3월까지 국내 오픈마켓에 삼성, LG 등 브랜드 TV를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2만여 건에 달하는 수입 통관은 모두 국내 소비자의 개인통관고유부호와 명의로 이뤄졌다.

 

세관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TV가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게 수입신고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2020년 6월 관세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해외 판매자가 수입신고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입력하도록 했다고 보고 2022년부터 2023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과세절차상 하자가 발견되자 처분을 직권 취소한 뒤 2024년 9월 관세와 부가세, 가산세를 다시 부과했다. 판매자는 자신이 납세의무자가 아니라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관세법상 수입 물품의 관세는 원칙적으로 물품을 수입한 화주가 낸다. 여기서 화주는 신고서에 적힌 명의자가 아니라 물품을 수입한 실제 소유자를 뜻한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 판매자에게 직접 주문하고 자신의 명의로 배송과 통관을 마쳤다면, 일부 국내 업체가 배송이나 반품을 도왔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비자가 실제 소유자가 된다. 만약 세관이 명의자와 실제 소유자가 다르다고 판단해 세금을 부과하려면, 과세 대상이 실제 소유자라는 점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다만 해외 판매자가 국내 사업자에게 물건을 넘기고, 국내 사업자가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2단계 거래'가 입증된다면 국내 사업자를 수입 화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분쟁은 해외 판매자가 사실상 국내 사업자의 역할까지 수행했는지를 세관이 입증할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 됐다.

 

참고로 쟁점 거래는 구매대행업자의 연대납세의무 규정이 적용되기 전인 2020년 3월까지 이뤄졌다. 올해부터는 구매대행업자가 화주에게서 관세 상당액을 받으면 화주와 연대해 세금을 납부하도록 법이 강화된 만큼, 이번 결정을 모든 해외직구 거래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 첫 번째 쟁점: 가격·통관·배송을 맡으면 실제 화주인가

 

세관은 판매자가 현지 도매업체와 가격을 협상해 TV를 구매하고, 국내 오픈마켓에서 관세와 배송·설치비, 이윤이 포함된 최종 판매가격을 정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관세사 및 배송 업체에 비용을 직접 송금하고 카카오톡 상담 센터를 통해 파손 등의 민원을 직접 처리한 점을 근거로 판매자가 실제 수입 화주라고 강조했다.

 

특히 배송료를 현금이 아닌 현물(TV)로 지급한 정황 등을 들어 국내 배송·설치 업체 역시 사실상 판매자가 자금을 대고 지배한 위장 업체라고 판단했다.

 

반면 판매자는 해외에 설립된 업체의 대표일 뿐 국내에서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TV 판매업을 운영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소비자가 오픈마켓에서 직접 TV를 주문했고, 판매대금도 오픈마켓을 거쳐 자신의 해외계좌로 송금됐다는 것이다. 국제운송과 수입통관, 국내 배송 역시 모두 소비자 명의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 두 번째 쟁점: 배송업체는 판매자의 국내 사업체였나

 

판매자는 국내 배송업체가 별도의 사업자라고 주장했다. 배송업체가 정식 청구서를 발행해 배송비를 받았고, 배송 중 파손된 TV를 직접 매입해 손실까지 부담했다는 자료도 제시했다. TV로 배송료를 정산한 것도 독립된 업체 사이의 대금 지급 방식일 뿐, 판매자의 국내 사업체라는 증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세관은 판매자가 여러 해외 업체 명의의 오픈마켓 계정을 총괄하고 국내 관세사와 배송업체에 지급할 비용도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해외 업체에서 일괄 송금했다고 맞섰다. 판매자가 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소비자 민원을 직접 처리한 만큼 단순한 해외 판매자를 넘어 국내 판매와 배송까지 책임졌다는 논리다.

 

◆ 조세심판원 “국내 소비자가 실제 수입자…과세 취소”

 

조세심판원은 해외 판매자의 손을 들어주며 관세와 부가세, 가산세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소비자들이 오픈마켓을 통해 해외 업체와 구매계약을 맺었고, 국제운송과 수입통관, 국내 배송이 소비자 명의로 이뤄진 점을 핵심 근거로 삼았다. 오픈마켓이 판매대금을 해외 업체 계좌로 직접 보낸 사실도 판단에 반영됐다.

 

심판원은 세관이 제출한 자료만으로 해외 판매자가 국내 배송업체의 실사업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해외 판매자가 국내에서 TV 판매사업을 운영하거나, 수입을 마친 TV를 다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별도의 국내 거래가 있었다는 점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가격 결정과 배송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해외 판매자를 실제 수입화주로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관세와 배송비를 한꺼번에 받고 통관 편의를 제공했는지보다, 수입을 마친 물품을 국내에서 소비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별도 거래가 실제로 존재했는지가 판단을 갈랐다.

 

심판원은 납세의무자 판단에서 판매자 주장을 받아들인 만큼 과세가격, 10년의 부과제척기간, 가산세와 불이익변경금지 등 나머지 쟁점은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참고 심판례: 2025관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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