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목록

재계 총수 신년사에 어떤 내용 담길까…'안정 속 혁신' 방점

코로나 위기 극복·미래 먹거리 발굴 위한 경영 화두 '고심'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고전했던 재계가 내년에는 코로나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LG그룹의 계열 분리 등 굵직한 변화를 겪은 만큼 새해에는 안정 속 변화와 쇄신을 꾀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다만 새해 시무식이나 신년회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으로 열리거나 예년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국내 주요 그룹은 총수의 신년사에 그룹의 미래 비전과 경영 화두 등을 담기 위해 세부 내용을 고심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경영 일정을 통해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5월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됐지만,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에는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새해에도 이 부회장이 따로 신년사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신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별세 이후 완전히 홀로 서며 '뉴삼성'으로의 변화를 꾀하는 만큼 새해 첫 경영 일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삼성은 1월2일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오후에 이 부회장이 반도체 개발 현장을 찾아 "잘못된 관행과 사고를 과감히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졌던 2015년부터 그룹 차원의 신년 하례식을 열지 않고 계열사별로 시무식을 진행하고 있다. 그룹 주력인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시무식을 개최하고, 대표이사 3인 중 선임인 김기남 부회장이 미래 비전과 위기 극복 등을 강조하는 신년사를 발표한다.

   

김기남 부회장은 새해 신년사에서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을 지적하면서 선대의 전통과 자산을 계승·발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고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신년회인 만큼 새해 메시지를 통해 향후 비전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 국면을 고려해 올해처럼 양재동 본사 강당에서 직원들이 모인 신년회를 열지는 않고 사내 방송 등의 형식으로 정 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의 경우 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수평적 소통 등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하며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자세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작년부터 복장 자율화를 도입한 정 회장은 신년회에 흰 셔츠에 짙은 색 정장 차림으로 참석한 것을 해명하기도 했다.

   

새해에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내려는 만큼 신년사에도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수소연료, 로보틱스 사업 등에서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사고의 전환 등을 주문할 전망이다.

   

정 회장이 평소 모든 사람이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세대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해온 만큼 이 같은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은 데다 최근 코나 전기차의 품질 문제 등이 제기된 만큼 품질 개선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매년 신년회를 열었던 SK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별도의 신년회 없이 새해를 맞을 예정이다. 대신 최태원 SK 회장의 신년사를 사내 게시판과 임직원의 이메일 등을 통해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연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ESG 경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듭 역설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최근 포럼에서 ESG 관련 가치를 만들어낸 기업에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ESG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민간·공공 부문의 ESG 가치 창출을 독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SK그룹이 내년을 SK 각 회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기로 한 만큼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을 강조하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시장의 신뢰와 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갈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올해에 이어 내년 시무식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은 실용주의 경영철학에 따라 오프라인 신년 행사를 없애고 디지털·온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구광모 회장의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이 전 세계 임직원에게 전달된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철학과 인공지능(AI), 로봇, 차세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미래 기술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은 최근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를 독립시킨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했고, 구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고문을 중심으로 LG상사[001120] 등 일부 계열사의 계열 분리를 앞두고 있다.

   

그룹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자 하는 비전을 밝히고 임직원의 분발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