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해외서 덩치 불린 보험사…본업 수익성은 후퇴

2026.05.07 14:10:45

해외점포 순익 23.8% 증가했지만 신규 편입 영향
국내 보험사는 투자손익 흔들…비은행 전략 부담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는 외형 성장 흐름을 이어갔지만, 정작 올해 들어 국내 보험 본업 수익성은 빠르게 둔화하는 이중 흐름이 나타났다. 해외에서는 신규 점포 편입 효과로 순이익과 자산이 급증했으나, 국내에서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동시에 흔들리며 금융지주 비은행 포트폴리오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7일 공개한 ‘2025년 보험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을 보면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 영업망은 지난해 말 기준 46개 점포까지 확대됐다. 전년보다 2곳 늘어난 규모다.

 

현재 12개 보험회사가 11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 거점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베트남(7곳)과 인도네시아(6곳)를 중심으로 중국(4곳)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28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미국에는 14개 점포가 진출해 있고 유럽 거점은 영국 3곳, 스위스 1곳이다.

 

지난해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1억9700만달러로 전년(1억5910만달러) 대비 23.8% 증가했다. 다만 수익 확대의 상당 부분은 신규 해외점포 편입 효과에 따른 결과였다.

 

생명보험사 해외점포 순이익은 1억930만달러로 전년 대비 70.8% 증가했다. 하지만 신규 편입된 2개 점포와 매각된 1개 점포 실적을 제외하면 기존 해외점포 순이익은 오히려 1350만달러 감소했다.

 

이번 보험사 해외점포 실적 확대는 한화생명의 인수 효과가 컸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Bank National Nobu)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클리어링(Velocity Clearing)을 인수하며 해외 금융투자·은행업 자산을 편입했다. 반면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이 보유하던 현지 손해보험사인 리포 제너럴 인슈어런스(Lippo General Insurance)는 한화손해보험으로 매각됐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연재해 영향이 실적을 눌렀다. 지난해 손해보험사 해외 손보점포 순이익은 8770만달러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미얀마 지진과 11월 태국 홍수 등 동남아 지역 자연재해 영향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해외 사업 외형 자체는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신규 해외점포 편입 영향으로 보험사 전체 해외점포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62억40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전년 대비 121.2% 늘어난 규모다. 동시에 부채가 차입금·예수금 반영 영향으로 120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02.7% 늘었고, 자본도 42억2000만달러로 25.2% 증가했다.

 

금감원은 “신규 해외점포 편입 영향을 제외하면 성장이 둔화됐다”며 “특히 손보는 자연재해 등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 해외는 외형 확대…국내 보험사는 투자손익 직격탄

 

해외 사업에서는 외형 확대가 이어졌지만, 국내 보험업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올해 1분기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주요 보험 계열사들은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부진 영향으로 대부분 역성장을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6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주요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 10곳의 합산 순이익은 4959억원으로 전년 동기(7147억원) 대비 30.6%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은 순이익이 2007억원으로 36% 감소했고, 신한라이프는 1031억원으로 37.6% 줄었다. KB라이프는 798억원으로 8.2% 감소했고, 하나생명은 79억원으로 34.7% 줄며 주요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이익 100억원을 밑돌았다. NH농협생명 역시 272억원으로 58.2% 급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실적 둔화의 핵심 배경으로 투자손익 악화를 꼽는다. 중동 사태에 따른 금리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채권 평가손실과 자산 가치 조정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보험손익 감소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이 자회사로 편입한 동양생명도 순이익이 250억원으로 45.9% 감소했다. 보험손익은 개선됐지만 투자손익이 83.6%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반면 킥스(K-ICS) 비율은 185.8%로 전년 말 대비 6%p 상승했다. 금리 상승 시 보험부채 현재가치가 감소하는 회계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흐름이 단순 실적 부진보다 구조 변화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인수와 신규 편입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손해율 상승과 투자손익 변동성이 이어지며 기존 보험 본업의 수익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익 감소는 운용 실패라기보다 시장 가격 변동이 회계상 수치에 반영된 영향에 가깝다”며 “금리와 환율 흐름이 안정되지 않는 이상 투자 부문 실적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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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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