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쿠팡-공정위, 사상 첫 '동일인 지정 소송' 초읽기…핵심 쟁점은?

2026.06.11 15:27:10

법조계, 김유석 부사장 실질 경영 참여 여부 두고 양측간 치열한 법리적 공방 예상
일각에선 7월 15일 이전 결정 예정인 집행정지 결과 향후 본안 소송서 변곡점 전망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김범석 쿠팡(Coupang, Inc.) 이사회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를 두고 쿠팡과 공정거래위원회간 행정소송이 예고된 가운데 향후 양측이 얼마나 치열한 공방을 펼칠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소송은 국내 최초로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이기에 재계를 비롯해 법조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29일 공정위는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하며 쿠팡의 동일인을 기존 쿠팡 법인에서 자연인 김범석 의장으로 변경했다.

 

당시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제5항에 근거해 김범석 의장을 쿠팡 동일인으로 변경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38조 제5항에 따르면 공정위는 같은조 제4항에 따라 국내 회사, 비영리법인·단체를 동일인으로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제4항 각 호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변경해 지정할 수 있다.

 

이중 공정거래법 제38조 제4항 제2호 가목 및 나목에의하면 해당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법인)과 자연인의 친족은 국내 계열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다목에서는 해당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임원 재직 등의 방법으로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김범석 의장의 동생 김유석 쿠팡 INC 부사장이 이처럼 규정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공정위는 김유석 부사장의 경우 ▲쿠팡 내 등급상 거의 최상위 등급(부사장, Vice President)에 해당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등급과 유사한 점 ▲연간 보수는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에 이르고 비서 배정 등 대우 역시 등기임원에 준하는 수준인 점 ▲물류·배송 정책 관련 정기·수시 회의를 수백회 이상 주최하고 CLS 대표이사 등을 초대해 주간 업무실적을 점검 및 물량 확대, 배송 정책 변경 등 개선안을 논의한 점 ▲주요 사업에 관해서 구체적인 업무집행 방향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한 점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공정위가 김범석 의장으로 동일인을 변경 지정하자 쿠팡 측은 즉각 반박했다. 쿠팡측은 입장문을 통해 “쿠팡 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라며 “김범석 의장과 친족(김유석 부사장)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 편취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쿠팡 INC는 미국 상장사로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요구하는 특수관계자 공시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 예외 조건을 충족해왔다”고 해명했다.

 

이후 쿠팡은 지난 5월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다음날인 9일에는 동일인 변경 처분 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서울고법은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동일인 변경 지정 처분 취소 소송 등과 관련해 공정위 처분의 효력을 직권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효력정지기간은 오는 7월 15일까지다. 동일인 변경 처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 관련 첫 심문기일은 이달 16일로 예정됐다.

 

 

◇ 법조계, '김유석 부사장 경영 참여 여부' 쿠팡-공정위간 소송서 핵심 쟁점화 예상

 

법조계는 향후 공정위와 쿠팡간 소송에서 김유석 부사장의 쿠팡 계열사 경영 참여 여부가 가장 뜨거운 쟁점사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정거래법 관련 소송 전문가인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김유석 부사장은 등기임원이 아니기에 임원 재직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김유석 부사장이)임원 재직에 준하는 정도의 경영 참여가 어떤 식으로 있었는지 여부가 추후 소송과정에서 핵심 쟁점사항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이미 김유석 부사장의 직급, 급여체계, 계열사 임원 소환 및 회의 참석 등을 경영 참여의 논리로 내세운 만큼 이에 대한 근거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쿠팡은 명시적으로 임원 재직이 아니기에 세밀하게 법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을 논리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사견(私見)으로 만약 공정위가 내세운 근거가 모두 사실이라면 향후 소송과정에서 공정위가 다소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법조계와 마찬가지로 시민단체도 공정위와 쿠팡간 소송과정에서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가 핵심 쟁점사항이 될 것으로 보았다.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 겸 변호사는 “현행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상 김유석 부사장이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는지 여부가 법원 판단을 가르는 주요 쟁점사항이 될 것 같다”며 “공정위는 특정 시점 김유석 부사장이 경영에 참여한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는데 반해 쿠팡은 과거의 일이고 지금은 해소됐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입법 취지 등을 살펴볼 때 김범석 의장이 쿠팡이라는 기업집단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인 만큼 법원이 합리적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집행정지 결과 여부, 향후 본안 소송에서 변곡점될 수도

 

김유석 부사장의 미국 국적, 한-미 FTA의 최혜국 대우 등의 이슈는 추후 소송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부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여기에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 여부가 추후 소송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김유석 부사장이)한국을 자주 방문을 하지 않고 미국에 계속 상주했다면 소송 과정 중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지만 단순 국적만 미국인 점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FTA 최혜국 대우의 경우 좀 더 관련 조항을 살펴봐야 하겠으나 최혜국 대우보단 상호주의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게다가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체결한 한미 FTA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혜국 대우 조항을 법원이 쉽사리 수용하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했다고 해서 공정위가 본안 소송에서 불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집행정지가 기각된다면 쿠팡이 본안 소송과정에서 상당히 난관을 겪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법원은 집행정지에 대해선 통상 관대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집행정지조차 인용이 안된다면 쿠팡측 입장에선 향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이 집행정지 인용 여부까지 두 달 가량의 시간을 정했다는 것은 법원 입장에서 이번 집행정지 여부에 대해 타 사건보다 더욱 신중하고 집중해 살펴보겠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이런 경우 집행정지 결과가 나중에 진행될 본안 소송에까지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집행정지가 기각된다면 본안 소송 진행 과정 중 김범석 의장은 국내 공정거래법이 규정한 각종 공시 의무를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 공정위 “집행정지 및 본안 소송 각각 성실히 대응 예정”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복수의 변호대리인(법무법인)을 선정해 본안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에 각각 대응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건은 중대한 사안이기에 성실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법원의 잠정 결정과 최종 결정을 확인한 뒤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시점 등을 정할 방침”이라며 “아직까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기에 구체적인 대응 전략 등을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바란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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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주 기자 sierr3@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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