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서 6조 더 꺼냈다…고금리에도 ‘급전 의존’ 커진 가계

2026.09.14 13:12:50

계좌 수 0.5% 늘 때 잔액 9.6% 증가…5대 은행이 증가분 77%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새로 만들어진 계좌는 많지 않았지만 기존 한도에서 실제로 빌려 쓴 금액이 증가하면서 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불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체 잔액은 70조원에 근접했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69조72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조6409억원보다 6조874억원, 9.6% 증가한 규모다.

 

마이너스통장은 은행이 설정한 전체 한도가 아니라 차주가 실제 사용한 금액이 대출 잔액으로 잡힌다. 이번 잔액 증가가 단순한 한도 확대보다는 실제 자금 사용 증가를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같은 기간 계좌 수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해 말 486만9319개였던 마이너스통장 계좌는 지난 7월 말 489만3636개로 2만4317개(0.5%) 늘었다. 잔액 증가율 9.6%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계좌 1개당 평균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약 1307만원에서 지난 7월 말 1425만원으로 118만원 증가했다. 신규 계좌 증가보다는 이미 마이너스통장을 보유한 차주들의 실제 이용 규모가 커진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잔액 증가는 특히 4월 이후 집중됐다.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늘어난 금액은 5조7827억원으로, 1~7월 전체 증가액의 약 95%를 차지했다. 7월 한 달 동안에도 잔액은 1조1496억원 증가했다.

 

증가분 상당 부분은 5대 은행에서 발생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말 44조3657억원에서 지난 7월 말 49조527억원으로 4조6871억원 늘었다. 전체 은행권 증가액의 약 77%다.

 

반면 5대 은행의 계좌 수는 같은 기간 298만6654개에서 300만7117개로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별로 보면 계좌 수와 잔액의 움직임이 엇갈린 곳도 있다. 우리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계좌 수는 지난해 말 54만9627개에서 지난 7월 54만9843개로 216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대출 잔액은 7조3334억원에서 8조2234억원으로 약 8900억원 늘었다.

 

NH농협은행은 계좌 수가 49만4036개에서 48만7337개로 6699개 감소했지만 잔액은 6조880억원에서 6조6328억원으로 약 5448억원 증가했다. 계좌가 줄었는데도 실제 사용액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 잔액은 2021년 수준 접근…대출금리는 더 높아져

 

현재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저금리와 주식투자 열기가 강했던 2021년 수준에 근접했다. 2021년 말 국내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70조1814억원으로, 올해 7월 말 잔액과 차이는 약 4500억원이다.

 

그러나 차주가 부담하는 금리는 당시보다 높다. 은행별 잔액을 반영한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2021년 말 연 3.94%에서 올해 7월 말 5.64%로 1.70%p 상승했다.

 

5대 은행의 지난 7월 평균금리는 국민은행 4.98%, 신한은행 5.16%, 우리은행 5.44%, 하나은행 5.58%, 농협은행 5.26%로 집계됐다. 모두 지난해 말보다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았다. 토스뱅크가 7.34%, 케이뱅크 6.65%, 카카오뱅크 6.42%였다.

 

최근 신용대출 증가 배경 중 하나로 주식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도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올해 2분기 신용대출과 보험약관대출 등 기타 대출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마이너스통장 잔액 증가분 전체를 투자자금으로 보기는 어렵다. 생활비와 소비자금, 단기 자금수요 등 여러 용도로 활용되는 만큼 최근 흐름은 신규 계좌 증가보다 기존 차주들의 한도 이용이 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 의원은 “계좌는 그대로인데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쓴 돈만 폭증했다는 것은 가계의 급전 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민생의 현금 흐름은 악화하는데 대출 숫자만 관리하는 정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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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민경 기자 jinmk@t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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