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또다시 집값 하락을 경고했다.
집값이 20% 하락하는 충격이 오면 소비 고용 역시 같은 기간 내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오르면 소비, 고용 등 경제적 효과는 별로 없지만 떨어졌을 경우 경제적 충격은 매우 크다는게 한은 측 분석이다.
한은은 21일 BOK 이슈노트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비율(LTV)이 75%로 높은 상황에서 2년 안에 집값이 20% 하락하는 충격이 올 경우 소비, 고용도 같은 기간 내 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던 1998년 2‧3분기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7.7% 하락한 적이 있는데 그때와 같은 극단적인 집값 폭락 상황을 가정한 결과다.
반면 주택 가경이 20% 상승하면 소비, 고용은 1~2% 증가에 머물렀다.
한은은 주택 가격 상승이 가져오는 소비, 고용 증대 효과보다 주택 가격 하락이 주는 충격이 훨씬 더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LTV가 40%로 가계부채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면, 주택 가격이 20% 등락하더라도 소비, 고용 증감 효과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LTV는 46%로 한은이 가정한 모델에서는 가계부채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 속한다. 그러나 이는 집값이 상승하면서 LTV 비율이 낮아진 것일 뿐, 집값이 폭락한다면 LTV 비율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LTV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주택 가격이 폭락했을 때에 초점을 맞춰 대비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최근 한은은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가계부채 확대 등 금융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6일 국회에 출석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상당 부분은 주택 구입용으로 소위 주담대에 의한 차입이 많다. 주택 가격이 오르는 만큼, LTV를 낮춰도 차입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주택 가격 안정이 가계부채 안정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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