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국세청이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2차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허위공시·미공개정보 등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챙기는 주가조작 등 11곳, 사주 일가가 중간에 통행료 업체 등을 만들어 이익을 빼먹는 터널링 수법 15곳, 불법 리딩방으로 주가 띄운 후 매도로 배를 버리는 불법 리딩방 5곳 등 총 31곳이 대상이다.
◇ 1. 주가조작‧회계사기 : 눈 뜬 사람 코 베기
일당들은 우선 페이퍼컴퍼니 및 차명계좌를 통해 미리 표적 주식을 사놓은 후 인터넷 몰이꾼들을 동원해 ‘신사업 진출’, ‘상장 임박’ 등 허위 호재성 정보로 일반투자자를 유인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에 쏠리면, 미리 사놓은 차명 주식들을 팔아 이익을 챙기면서 한편으로는 가짜 세금계산서를 뿌려 매출은 ‘뻥튀기’하고, 다른 한편에선 가짜 원가를 올리는 수법으로 특정 업체에 장부상 이익을 남게 하는 회계사기를 벌였다.
그러면서 회사 소유 고가 주택을 대표이사에게 공짜로 넘기고, 사주가 돈을 빌려줬다는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빼돌렸다.

또 다른 업체는 회사의 자녀 승계를 앞두고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두자 일부러 상장폐지될 것을 알면서도 회계감사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회사 제조기술 등을 사주일가 회사에 공짜나 다름없게 빼돌리고,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 및 거래정지로 큰 손실을 입었다.
◇ 2. 터널링 수법 : 사주의 기생충 회사들
영화 기생충을 보면, 고용인들이 사주네 집에 기생하는 묘사가 나오지만, 실제 자본주의에서는 사주가 자기 회사에 기생하는 사례가 더 흔하게 눈에 띈다.
100% 개인회사라도 사주가 멋대로 회사 이익을 빼돌릴 수 없다. 법인은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고용도 하고, 투자도 하라는 차원에서 개인에 비해 많은 국가적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사주 내지 대주주는 주력 회사에 기생하는 회사들을 만들어 이익을 빨아먹는 터널링 수법을 사용한다. 안 만들어도 되는 사주일가 지분 100% 기생충 회사를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기생충처럼 통행세 이익을 빨아먹거나 회사 핵심 자산들을 빼돌린다.
이중엔 상장사도 포함돼 있으며, 사주의 고급 음향장비 및 반려동물용품 등 취미용품을 소위 법인카드로 사거나, 사주의 개인 변호사 선임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불법 유용 행위도 저질렀다.
한 업체는 투자경력이 없는 사주 지인 명의의 사모 펀드에 수백억 원을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저수지에 저금한 뒤, 해당 펀드가 사주 지배의 부실기업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또 다른 업체는 사주 배우자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배우자 지인 명의의 차명법인과 허위 거래를 꾸미는 수법으로 회사 이익을 빼돌렸다.
또한, 상장법인의 핵심 사업기회나 ‘알짜’ 자산을 직원 한 명 없는 사실상 사주일가 페이퍼컴퍼니에 넘겨 이익을 부당하게 강탈하고, 그 이익에 대한 세금은 탈세했다.
이를 통해 사주일가 기생충 회사들이 모체 회사의 알짜배기를 먹고, 껍데기가 된 모체는 주가가 부러졌다. 모체 회사를 믿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주식하락에 물려야 했다.
◇ 3. 불법리딩방 : 한탕 노렸다가 골로 한방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다소 생소한 특정 영역, 특정 종목이 급상승하는 경우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다 보니 이런 ‘남이 잘 모르는 알짜 정보를 준다’는 명목으로 불법리딩방이 성행하고 있다.
이쪽은 인터넷 몰이꾼들, 보이스 피싱 등 인터넷 사기 영역과 맞닿는데 ‘추천주 300% 급등’, ‘3일 내 100% 수익보장’ 등을 미끼로 고액의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다고 하면, 높은 확률로 사기꾼들일 가능성이 크다.
개중에는 유튜브로 유명세를 얻은 후 사회초년생‧노년층 등 돈은 당장 갖고 싶은데, 경험이 부족한 계층을 노려 자극적인 문구로 사기를 친다는 것이 기본이다.
수법은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높고, 시가총액과 거래량은 적은데, 뭔가 사람들을 유혹할 미끼 정보가 있을 법한 회사를 골라 자신들이 먼저 웃돈을 주고 주식을 사들여 빨간 양봉을 몇 자루 세운다.
그리고 이걸 호재성 정보라며 회원들에게 투자를 꼬드겨, 회원들을 속칭 물량받이‧총알받이로 만들어 회원들 돈으로 주가가 더 띄우도록 하고, 회원들 실탄이 서서히 떨어져 갈 때쯤 매도로 살살 녹이거나, 음봉이 떠도 조정기를 놓치지 말라고 선동해서 마지막까지 이익을 빨아간다.
당연하지만, 사기꾼 일당들은 잡히지 않거나 책임분산, 배분 등을 위해 중간에 투자 법인을 세워서 작전을 실행하는데, 투자법인과 투자법인에 용역 등을 제공하는 법인들을 만들어 허위 용역, 거짓 거래를 꾸며서 꼼꼼하게 수익을 빼돌린다.
수도권 외 지역 창업특혜, 청년 창업 감면특례 등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도 받아 챙겨서 나라 곳간도 터는 악질 사기꾼들이다.
회원 중에는 순수한 피해자들도 있겠지만, 일부는 이러한 사기를 알면서도 자신만은 중간에 내릴 수 있다고 믿으며 한탕 노리고 뛰어든 사람도 있고, 일부는 주변에 투자를 권유해 판 돈을 올리는 사실상 묵시적 범죄 가담자들도 있다.
◇ 4. 국세청 : 필요하면 3차, 4차도 한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두 번째 (주식시장) 세무조사에 이어, 앞으로도 주식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여 추가 조사를 실시하는 등 불공정 거래를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조사국장은 조사대상 업체만이 아니라 거래 전 과정에 얽힌 관련인, 거래행위 전반을 모두 검증해 빠짐없이 과세해 불법적 수법으로 주식시장에서 한 푼의 이익도 챙길 수 없고 오히려 더 큰 세금만 물게 될 것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심어주겠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안 조사국장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재산은닉 등 불법행위 적발 시 수사기관에 고발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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