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공개매각 재추진에 나섰다. 지난달 본입찰이 단독 응찰로 무산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순한 인수 의향보다 인수 이후 감당해야 할 대규모 자본 확충 부담이 핵심 변수라는 시각이 여전하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이날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예별손보 공개매각 재공고 입찰을 실시한다. 입찰 참여 의향이 있는 잠재 매수자는 약 7주간 실사를 진행한 뒤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하게 된다.
예보는 유효경쟁이 성립할 경우 오는 7월 중순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필요 시 수의계약 방식도 검토할 예정이다.
예별손보는 예보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자산과 보험계약을 이전받아 유지·관리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진행된 본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만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찰됐다.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 등도 참여했지만 실제 본입찰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국가계약법상 공개경쟁입찰은 최소 2곳 이상이 참여해야 성립한다.
예보는 이후 잠재 매수자들을 상대로 인수 의사를 재확인해왔고, 일부 후보군의 참여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재공고 절차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과거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태광그룹 등을 포함해 복수의 잠재 원매자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예별손보를 일반적인 보험사 매물이 아니라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본 투입이 전제된 자산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의 관심도 인수 가격 자체보다 향후 얼마나 많은 자금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지에 쏠려 있다는 평가다.
예별손보 이전 단계였던 MG손보는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었다. 2020년 이후 누적 순손실은 약 5000억원에 달했고, 지난해 상반기 기준 지급여력(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19.34%, 경과조치 후 –23.01%를 기록했다.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와 큰 격차를 보인 셈이다.
같은 기간 가용자본은 –1927억원, 요구자본은 85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율을 권고 수준인 1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약 1조1140억원 규모의 가용자본이 필요하다. 현재 자본 상태를 고려하면 약 1조3000억원 안팎의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예보가 7000억~8000억원 수준의 공적자금을 우선 투입하고, 인수자가 5000억원 안팎을 분담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부담은 보험업권 내 다른 매물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과도 맞물린다. 현재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보험 등도 잠재 매물로 언급되는 상황이다. 단순히 보험업 포트폴리오 확대 목적만으로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복수의 보험사 매물이 거론되는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인수 판단의 기준이 단순한 가격 측면에 머물기 어려울 것”이라며 “재무 건전성 상태와 추가 자본 투입 규모, 향후 수익성 회복 가능성, 영업 조직 재정비 여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후보자들의 의사결정도 한층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예보는 재공고 입찰이 다시 불발될 경우 계약이전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삼성화재해상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해상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KB손해보험 등 5개 손보사로 보험계약을 이전하는 시나리오가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예보 관계자는 “공개매각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예별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은 조건 변경 없이 보호될 예정”이라며 “보험계약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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