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회사와 근로자 간 근로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실제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A씨가 익산 YMCA 전직 이사장들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소송(2025다219113)에서 피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환송했다.
A씨는 2010년 1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를 계약 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당시 단체 이사장들과 체결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임금 체불 문제로 갈등이 불거지자 양측은 2020년 12월 확약서를 작성했다.
확약서에는 "단체는 2017년 12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체불 임금 9900만원을 지급하고, A씨는 2021년 12월까지 재직한다. A씨는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확약서에 따라 소송을 취하했으나, 약속된 금액 일부를 받지 못하자 2023년 5월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2020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발생한 임금 9600만원이었다.
1심은 근로계약서를 근거로 익산 YMCA가 A씨에게 임금 96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단체 측은 A씨가 2017년 8월부터 근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임금 청구 요건으로 실제 근로 제공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단체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과 달랐다. 대법원은 A씨가 실제로 일을 했는지에 대한 판단 없이 근로계약 체결 사실만으로 임금청구권이 발생했다고 본 원심이 관련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 근로 제공을,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쌍무계약으로, 임금청구권은 특별한 약정·관습이 없는 한 근로를 제공해야 발생한다”며 “근로자가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이상 그 대가관계인 임금청구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확약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형성된 법률관계를 비롯해 모든 분쟁을 종결하고자 작성된 것으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이 사건 확약서에서 정한 때 종료됐다”며 “단지 근로계약이 체결됐다는 이유만으로 임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확정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