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말다툼 중 책상을 뒤집어엎은 행위만으로는 폭행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폭행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2023도5440)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었던 A 씨는 2021년 당시 감사였던 B 씨와 회의록 작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던 중 화가 나 양손으로 앞에 놓인 책상을 피해자가 서 있던 방향으로 뒤집어 엎어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2022년 1심 재판을 맡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A 씨가 B 씨와 1m가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점, 범행 당시 A 씨 시선이 B 씨를 향해 있었다는 점, 책상 파편 일부가 B 씨에게 튀면서 B 씨가 상당히 놀라고 위협을 느낀 점 등을 이유로 들어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 씨가 항소했으나 2심 재판을 맡은 의정부지법 역시 이듬해 1심 판단을 받아들이며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동종의 폭력 범죄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도 원심 인용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A씨 행위는 폭행이 아니라고 봤다. 신체 접촉이 없는 유형력 행사가 폭행인지 판단할 때는 해당 행위의 신체 지향성, 신체에 대한 위법성과 직접성, 공간적 근접성, 직접적인 목적과 의도, 신체에 가하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했다.
대법원은 A씨가 책상을 뒤집어엎은 방향은 A씨 기준 12시 방향이지만 B씨는 10시 방향에 서 있었고 그 방향이 다른 책상으로 막혀 있었던 점, 따라서 B씨 신체에 위험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을 들어 A씨가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결국 피고인이 한 행위의 부수적 결과로 피해자에게 책상 파편 일부가 튄 것을 비롯한 다른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했다거나 폭행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단순히 피해자를 놀라게 하거나 겁을 준 건 폭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