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보험대리점(GA) 업계의 설계사 영입 경쟁이 과열되면서 기존 보험을 해지시키고 새 계약 가입을 유도하는 ‘부당승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피해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12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211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37건) 대비 54.0%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오는 7월부터 보험 판매수수료를 월납 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1200%룰’이 GA업계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설계사 영입 경쟁이 한층 과열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현장에서는 고액 정착지원금을 내건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보험계약 해지 후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 이후 수수료 집행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형 GA들을 중심으로 제도 시행 전에 우수 설계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착지원금 규모가 커질수록 설계사 입장에서는 단기간 내 신규 계약 실적을 만들어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며 “기존 보험을 갈아타게 하면서 실적을 채우려는 영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당승환은 기존 보험을 유지해도 되는 소비자에게 계약 해지를 유도한 뒤 새로운 보험으로 갈아타게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설계사는 신규 실적을 확보할 수 있지만 소비자는 예상치 못한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중도 해지 시에는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 시점보다 나이가 많아진 상태에서 새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보험료 부담이 높아질 수도 있다. 건강 상태 변화로 신규 가입이 거절되거나 특정 질환 보장이 제외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암보험 등 일부 상품은 재가입 이후 면책기간이 다시 적용된다. 기존 계약에서는 보장받을 수 있었던 사고나 질병도 일정 기간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어 사실상 보장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들에게 보험 갈아타기 권유를 받을 경우 비교안내 확인서를 반드시 확인하고 상품설명서, 문자메시지, 메신저 내용 등을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존 보장이 부족하다면 계약 해지 대신 특약 추가나 단독 상품 가입 여부도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감독당국은 하반기부터 보험사별·판매채널별·상품별 승환계약률 공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부당승환 의심 사례가 많은 보험사와 GA에 대해서는 현장검사와 기관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최근 5년간 금융당국은 부당승환과 관련해 보험회사 20곳에 과징금 76억6000만원, GA 14곳에 과태료 8억5000만원 등을 부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과도한 정착지원금 및 승환계약 관련 상시감시를 강화하고, 소비자피해를 유발하는 부당승환에 대해선 설계사 개인을 비롯해 관리책임에 따른 기관 제재를 통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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