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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예규·판례] 법원 “본계약 성립됐다면 가등기 제척기간 지나도 소멸 아냐”

과세당국, 체납재산 확보 위해 가등기 말소 소송 제기했지만 패소
“이미 매매예약완결권 행사”…실질적 계약관계 우선 판단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부동산 매매예약에 따른 가등기가 설정된 뒤 10년이 지났더라도, 이미 본계약이 성립한 상태라면 단순히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가등기 효력이 사라진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과세당국은 체납자의 부동산에 설정된 가등기에 대해 “매매예약완결권이 제척기간 경과로 소멸했다”며 말소를 요구했지만, 법원은 실제 매매대금 지급과 계약 이행 상황 등을 근거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최근 정부 측이 제기한 가등기 말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는 2014년 6월 체납자와 해당 부동산에 대한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설정했다. 이후 과세당국은 체납 세액 징수를 위해 2020년 해당 부동산에 압류등기를 마쳤다.

 

과세당국은 매매예약완결권의 제척기간이 10년인 만큼, 2024년 6월이 지나면서 피고의 권리가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가등기 역시 효력을 잃었으므로 말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즉 체납 재산 환가와 조세채권 확보를 위해 이미 효력이 종료된 권리라고 보고 가등기를 제거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와 체납자 사이 계약 내용과 실제 거래 진행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늦어도 2017년경에는 이미 매매예약완결권이 행사돼 본계약인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법원은 2014년 작성된 매매예약증서에 “매매완결일자가 경과하면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도 매매가 완결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조항이 포함된 점에 주목했다.

 

또 피고가 계약금과 중도금·잔금을 지급했고,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도 승계하기로 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이후 2017년에는 실제 매매계약서까지 별도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늦어도 2017.5.20.경에는 피고가 매매예약완결의 의사표시를 행사해 본계약인 매매계약이 성립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제척기간 도과에 따라 매매예약완결권이 소멸됐다고 할 수 없다”며 정부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가등기 설정 이후 장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권리 소멸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법원은 모든 장기 가등기의 존속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미 매매예약완결권이 행사돼 본계약이 성립한 상태였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 대금 지급과 근저당권 채무 승계, 계약서 작성 등 실질적인 계약 이행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면 형식적 기간 계산보다 실질적 권리관계를 우선 판단할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조세 징수 측면에서도 체납 압류 이후라도 기존 사인 간 계약관계가 먼저 성립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국가의 말소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가등기 분쟁이나 체납재산 집행 사건에서도 계약 이행 여부와 실질적 권리관계가 주요 판단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참고: 서부지원-2024-가단-7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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