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노하우를 넘기고 받은 대가에 법인세를 매길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한미조세협약상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할 수 있으니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미국 제약사 제노스코가 "법인세 환급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2023두54761)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제노스코는 2016년 유한양행에 간암표적치료용 화합물에 대한 기술 및 노하우를 이전하고 기술료 등을 대가로 지급받는 내용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그해 제노스코에 기술료 중 일부인 5억원을 지급하면서 국내 과세당국에 원천징수 방식으로 법인세를 납부했다.
법인세법상 외국 법인에 국내원천소득이 발생하면 우리 과세당국에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때 실질적 납부 의무자는 외국 법인이지만 한국 기업이 법인세 몫을 떼고 외국 법인에 대금을 지급한 뒤 해당 법인세를 내신 낼 수 있다.
제노스코는 노하우 대가는 법인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며 환급을 청구했고, 과세당국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쟁점은 노하우 대가가 한미조세협약상 과세 면제 대상인 자본적 자산 관련 소득에 해당하는지였다.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은 '자본적 자산의 매각·교환·처분으로 발생하는 소득은 과세가 면제된다'고 정한다.
1·2심은 모두 제노스코 측 손을 들어줬다. 하급심은 이 사건 계약금이 판매실적이나 사용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돈이 아니라, 계약 체결과 동시에 확정적으로 지급된 금액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기술을 사용하는 빈도와 횟수에 따라 일정하게 지불되는 대가인 ‘사용료 소득’이라기보다 기술 자산 자체를 넘긴 대가인 '자본적 자산 양도소득'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특히 2심은 한미조세협약 기술적 설명서(Technical Explanation)를 근거로 “양도대가가 생산성 등에 연동되지 않는다면 양도소득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2심은 이 사건 계약금을 한미조세협약 제16조상 ‘자본적 자산 양도소득’으로 보고, 한국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에 일부는 동의하고, 일부는 뒤집었다. 대법원은 우리나라 법에 '자본적 자산'이라는 개념을 찾을 수 없다며 1976년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 미국 세법의 문맥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당시 미국 세법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깎이는 '감가상각 대상 재산'은 자본적 자산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법원은 사업에 사용되는 노하우 역시 감가상각 대상에 해당한다며 "한미조세협약이 규정하는 '자본적 자산'의 범위에서 일반적으로 제외된다"고 판단했다. 제노스코가 받은 '노하우의 대가'는 법인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노하우 등은 한미조세협약상 ‘무형의 개인재산(personal property)’에 포함될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해당 소득은 노하우가 매각되는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취급돼야 한다"며 노하우가 매각된 장소 등에 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노하우 등이 한미조세협약 제6조 제7항의 ‘무형의 개인재산’에 해당하는지, 나아가 이 사건 노하우 등이 매각된 장소를 우리나라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해 추가로 심리해야 함을 지적해 둔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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