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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화)

“늘 현장과 함께였다”…'소방수 겸 공격수' 이명구 관세청장 명예로운 퇴임

18일 제34대 관세청장 퇴임식 진행...외환제도 발전 및 수출입기업 지원 성과 이끌어
관세청 역사상 최초 ‘현장 인력 452명 대규모 증원’...캐나다산 원유 추가 물량 확보도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리어카 끌던 소년, 국경의 파수꾼 되다
18일 정부대전청사 2층 대강당. 제34대 이명구 관세청장의 퇴임식장에는 박수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치열했던 정책 성과만큼이나 한 공직자가 걸어온 깊은 삶의 궤적이 따뜻하게 울려 퍼졌다.

 

이날 퇴임식장의 분위기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홍보팀에서 제작한 이 청장의 '재임 기간 기념 영상'이었다. 영상은 추운 겨울이 되면 어머니와 함께 리어카(손수레)에 빨래를 가득 싣고 강가로 향했던 그의 어린 시절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가 얼어붙은 강가에서 방망이질을 할 때, 곁에서 물수제비를 뜨던 소년에게 세탁이란 그저 ‘더러워진 것을 물에 씻어내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관세 공무원이 되면서 세상에는 돈을 세탁하는 어두운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찍부터 자금 세탁의 위험성을 눈여겨보았던 그는 외환조사과장으로 근무하며 비로소 현장의 민낯과 마주했다. 무역으로 위장해 외화를 국외로 빼돌리는 허위 수출부터 해외 법인을 통한 대금 미회수, 최근 가상자산을 활용한 신종 가공 유통 수법까지, 복잡한 자금의 길목을 지키는 것은 그의 숙명이 되었다. -

 

AI로 제작된 이 영상은 이명구 관세청장이 특히 강조해왔던 외환제도가 언급됐다. 이 청장은 그간 “외환제도는 경제라는 건물을 떠받치는 기둥이며, 불법 거래는 그 기둥을 눈에 띄지 않게 좀먹는 행위”라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이명구 관세청장은 2025년 기준 최근 5년간 약 13조 이상의 가상자산 이용 불법 외환거래를 적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환전 범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청 내에 ‘가상거래자산분석과’ 신설을 추진하며 상설 대응 기반을 마련해왔다.

 

이어 이명구 청장의 목소리로 효과를 낸 영상은 “표면은 고요해 보여도 안에서는 복잡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그 보이지 않는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바로 관세의 책임”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밝히며 지켜보는 직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소방수이자 공격수’…33년 공직이 남긴 위대한 발자취
1994년 제주세관에서 공직의 첫발을 내딛은 이 청장은 33년의 여정 동안 늘 현장을 지켰다. 서울세관장 시절부터 현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신던 닳아진 구두를 이 날도 신고 단상에 오른 그는 “하루를 한 달처럼 살았다”며 임기 내내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을 돌아봤다.

 

그가 남긴 가장 큰 행정적 성과 중 하나는 관세청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현장 인력 452명 대규모 증원’이다.

 

이는 밀수·마약·외환 단속 등 고강도 업무에 시달리던 일선 조직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준 조치였다. 최근 급증한 초국가 범죄와 마약 밀반입 최전선에서 관세청의 현장 대응력을 단순한 숫자를 넘어 ‘실질적 전력 보강’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청장은 재임 기간 내내 스스로를 “소방수이자 공격수”로 정의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대처하는 소방수였고, 국경 수호 기관으로서 조직의 체질을 개선할 때는 과감한 공격수로 뛰었다. 그 결과 취임 당시 0.4 수준이던 조직의 체감 가치를 0.6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결실을 맺었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적 성과도 눈부셨다. 이 청장은 최근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원산지 증빙 서류 간소화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며, 연간 약 3,300만 배럴의 캐나다산 원유 추가 수출 물량을 확보해 국내 원유 수급 다변화에 기여했다.

 

 

이에 더해 수출입 기업들을 위한 ‘수출 PLUS+ 전략’을 과감히 추진하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마약, 외환, 등 국경 수호 단계에서 국민을 위한 안전한 울타리를 견고히 다져왔다.

 

이명구 청장은 퇴임식에서 그동안 본인을 관세청장으로 이끌어 주었던 엄낙용, 백운찬, 김낙회, 천홍욱, 고광효 전 관세청장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잊지 않았다.

 

이 청장은 "국민주권 정부의 초대 청장으로서 막중한 소임을 부여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면서 "제가 민간인 신분으로서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일조 하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재임기간 동안 고생했던 직원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아름다운 비전 향한 열정 잊지 않겠습니다"
이날 퇴임식은 감사패 전달과 가족의 꽃다발 증정으로 이어지며 따뜻하게 진행됐다. 후임 이종욱 청장에 대해 이 청장은 “전문성과 인품, 열정이 10배, 100배 훌륭한 분”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다만 중부 본부세관 격상과 공식 유튜브 구독자 10만 명 달성을 끝내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차후 이러한 실적들이 꼭 이루어질 수 있을것이란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특유의 재치와 소탈함으로 ‘관·세·청’ 삼행시를 읊으며 직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식장에 모인 직원들은 “AI로 공정 성장을 선도하는 관세청의 비전을 향한 청장님의 열정과 리더십을 잊지 않겠다”며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

 

퇴임식을 마친 이명구 청장은 대강당에 모인 간부 및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가 남긴 굵직한 업적과 따뜻한 리더십을 가슴에 품은 관세청은 이제 국경 안보와 경제질서 수호라는 과제를 이어받아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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