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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8 (목)

[이슈체크] 코스피 ‘슈퍼실적’ 착시…반도체 빼면 성장 멈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이익 비중 60% 넘어
코스닥은 적자기업 40%…재무 부담 여전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큰 폭 개선됐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외형상 실적 호황을 나타냈다.

 

다만 시장 전반의 체력이 함께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코스피는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 늘었지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코스닥 또한 순이익 증가율이 높았으나, 적자기업 비중이 여전히 높고 재무 부담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639개사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927조5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6조31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83% 늘었고, 순이익은 141조4436억원으로 177.82% 증가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6.85%로 전년 동기 대비 9.55%p 상승했다.

 

코스닥 상장법인 1273개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84조9461억원으로 21.7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조1284억원으로 78.17%, 순이익은 4조4342억원으로 171.22% 늘었다.

 

◇ 코스피, 두 기업 영업이익 비중 60% 넘어

 

올해 1분기 코스피 실적의 무게중심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연결 기준 합산 매출액은 186조4500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매출의 20.1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94조84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0.67%, 순이익은 87조5700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61.91% 수준이었다.

 

AI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D램 수요 증가로 전기·전자 업종 실적도 크게 늘었다. 연결 기준 전기·전자 업종 매출액은 257조19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8조7049억원으로 491.75%, 순이익은 88조5983억원으로 396.69% 늘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증가율도 457.07%를 기록했다.

 

반도체 효과를 걷어내면 실적은 어떻게 달라질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741조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늘었다. 영업이익은 61조4764억원으로 44.49%, 순이익은 53조8724억원으로 55.79% 증가했다.

 

다만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증가 폭은 크게 낮아졌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2.03%, 순이익 증가율은 0.1%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피 전체 실적은 개선됐지만 이익 증가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업종에 집중됐다는 의미다.

 

최근 증권가에서 나오는 ‘코스피 1만’ 전망 역시 반도체 중심의 이익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예상 순이익을 689조원, 내년은 853조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예상 순이익 비중은 72% 수준으로 분석했다. 내년 이익까지 선반영될 경우 코스피가 1만38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코스피 실적을 끌어올린 반도체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익 집중도도 함께 높아졌다. 반도체 업황 변화가 향후 상장사 실적과 증시 전망에 미치는 영향 역시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 증권 웃고 은행 울고…코스닥은 재무 부담 확대

 

금융업 내부에서도 업종별 흐름이 엇갈렸다.

 

우선 금융업종 42개사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조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1% 상승했고 순이익은 14조6337억원으로 28.82% 증가했다.

 

금융업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증권업이 있었다. 증권업 영업이익은 3조7322억원으로 141.19%, 순이익은 2조8763억원으로 139.33% 증가했다. 증시 거래대금 확대와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운용손익 개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업도 영업이익 4조573억원, 순이익 3조1901억원으로 각각 25.12%, 26.06% 늘었다. 금융지주 역시 영업이익 10조33억원, 순이익 7조5798억원으로 각각 17.97%, 15.08% 증가했다.

 

반면 은행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9335억원으로 8.95%, 순이익은 7576억원으로 7.28% 감소했다.

 

금융업에서는 증권과 은행의 희비가 엇갈렸다. 코스닥 시장 역시 매출과 이익 지표는 개선됐지만, 적자기업 비중과 부채 부담을 감안하면 체력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연결 기준 흑자기업이 752개사로 전체의 59.07%였고 적자기업은 521개사로 40.93%를 차지했다. 개별 기준으로도 분석 대상 1595개사 가운데 617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2.80%에서 올해 1분기 말 122.03%로 9.23%p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 부채비율은 108.74%로 지난해 말보다 1.64%p 낮아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 “코스피 실적 개선은 사실상 반도체 이익 확대가 만든 착시 효과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며 “코스닥 역시 순이익 증가율은 높게 나왔지만 적자기업 비중과 부채 부담을 감안하면 숫자만큼 체력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분명 개선됐다. 하지만 이번 실적이 시장 전체 체력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도체가 코스피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이익 집중도가 더 높아졌고, 코스닥은 외형 성장에도 재무 부담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번 실적의 핵심은 반도체가 만든 숫자 자체보다 이익 개선 흐름이 다른 업종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에 있다. 코스피가 반도체에 힘입어 실적 상단을 끌어올린 만큼 향후 시장 체력은 비반도체 업종의 회복 여부가 가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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