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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8 (목)

[이슈체크] 해외점포 211개 찍은 은행권…수익성은 ‘제자리걸음’

해외자산 7.4% 늘었지만 순익 증가율 2.3% 그쳐
전체 순익 내 비중 10.7%→9.8%…ROA도 0.74%→0.71% 하락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내은행들이 지난해 해외 거점을 늘렸지만, 외형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점포 수와 자산, 순이익이 모두 증가했으나 국내은행 전체 자산과 순이익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낮아졌다. ‘해외진출 확대’라는 양적 성과와 달리 현지 수익 기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은 여전히 과제로 남은 셈이다.

 

2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41개국 211개로 집계됐다. 전년 말 207개보다 4개 순증한 규모다.

 

지난해 국내은행은 해외점포 5곳을 새로 냈고 1곳을 폐쇄했다. 기업은행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현지법인을 세웠고, 하나은행은 인도 데바나할리와 뭄바이에 지점을 신설했다. 산업은행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점을 냈다. 농협은행은 기존 영국 런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면서, 사무소 1곳이 폐쇄 처리됐다.

 

점포 형태별로는 지점이 96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지법인 61개, 사무소 54개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인도 소재 점포가 22개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20개, 미국 17개, 중국 16개, 미얀마 14개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142개로 전체의 67.3%를 차지했다. 유럽은 31개, 미주는 29개, 기타 지역은 9개였다.

 

◇ 해외점포·자산 늘었지만…자산·순익 비중은 하락

 

외형 지표만 놓고 보면 성장세는 분명했다. 사무소를 제외한 현지법인과 지점 기준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2331억3000만달러로 전년 말 2170억8000만달러보다 160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가율은 7.4%다. 원화로는 약 334조5000억원 규모다.

 

다만 국내은행 전체 자산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8.1%로 전년 8.2%보다 0.1%p 낮아졌다. 해외자산 자체는 늘었지만 국내은행 전체 자산 증가 속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국가별 자산 규모는 미국이 376억달러로 가장 컸다. 중국 320억7000만달러, 영국 275억3000만달러, 홍콩 249억달러, 일본 224억9000만달러 순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폭은 영국이 43억9000만달러로 가장 컸고, 일본은 28억6000만달러 늘었다. 동남아 6개국 자산은 627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2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베트남은 171억4000만달러로 24억8000만달러, 싱가포르는 183억6000만달러로 24억1000만달러 늘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해외점포의 몸집은 커졌지만 이익 증가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6억5100만달러로 전년 16억1400만달러보다 3670만달러 증가했다. 증가율은 2.3%에 그쳤다. 원화 기준으로는 약 2조4000억원이다.

 

해외점포 순이익이 국내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다.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24조1000억원 대비 해외점포 순이익 비중은 9.8%였다. 전년 10.7%보다 0.8%p 하락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 규모는 늘었지만, 국내은행 전체 이익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한 셈이다.

 

◇ 수익성 개선 제한적…현지화 평가는 전년 수준 유지

 

이자이익 증가에도 비이자이익 감소와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됐다. 이자이익은 38억100만달러로 전년보다 1억6240만달러 증가했다. 증가율은 4.5%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6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500만달러 줄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은 1억2000만달러로 52.1% 증가했지만, 외환·파생 관련 손익 등이 포함된 기타 비이자이익이 9500만달러로 51.8% 감소했다.

 

비용 부담도 커졌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15억2700만달러로 전년보다 4300만달러 증가했고, 대손비용은 6억9000만달러로 9610만달러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분이 순이익으로 온전히 연결되지 못한 배경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71%로 전년 0.74%보다 0.03%p 하락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와 영국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 소재 해외점포는 지난해 5300만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였지만 전년 1억5800만달러 적자에서 손실 폭을 1억500만달러 줄였다. 영국은 순이익이 9300만달러에서 1억5800만달러로 6500만달러 증가했다. 캄보디아도 1억6600만달러로 전년보다 3400만달러 늘었다.

 

반면 중국은 순이익이 1억700만달러에서 2100만달러로 급감했다. 감소폭은 8600만달러, 감소율은 80.3%다. 미국도 2억3400만달러에서 2억1700만달러로 1700만달러 줄었고, 베트남은 3억1900만달러에서 2억9900만달러로 2000만달러 감소했다. 베트남은 여전히 동남아 주요 수익 거점이지만, 전년 대비 이익은 줄어든 셈이다.

 

건전성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6%로 전년 말 1.46%보다 0.10%p 낮아졌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 전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54%에서 0.57%로 0.03%p 오른 것과는 반대 흐름이다.

 

다만 지역별 편차는 컸다. 인도네시아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8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캄보디아는 6.15%에서 8.16%로 2.01%p 상승했다. 반면 미국은 1.32%에서 0.55%로 크게 낮아졌고, 베트남도 0.51%에서 0.33%로 개선됐다.

 

현지화 지표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현지화지표 종합평가 등급은 2+로 전년과 같았다. 해외점포 현지화 수준은 1⁰등급, 본점 국제화 수준은 2⁰등급으로 모두 전년과 동일했다.

 

세부적으로 현지고객 비율은 96.5%, 현지직원 비율은 97.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현지 간부직원 비율은 76.7%, 현지 자금운용 비율은 58.7%, 현지 예수금 비율은 68.8%에 그쳤다. 고객과 직원 기반은 현지화가 상당 부분 진전됐지만, 현지 간부 인력과 자금 조달·운용 측면에서는 아직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국가별 현지화 수준은 캄보디아가 1+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인도네시아는 1⁰, 일본과 베트남은 각각 1-등급을 받았다. 홍콩은 3+에서 2-로, 베트남은 2+에서 1-로, 싱가포르는 2-에서 2⁰로 개선됐다. 반면 영국은 2⁰에서 2-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경영현황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해외현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감안시 리스크관리 강화 및 본점의 통할·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점포 건전성 및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 본점 차원의 해외점포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해외사업은 외형상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뚜렷한 반등을 만들지 못했다. 점포 수와 자산은 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손실 축소와 이익 개선도 나타났지만, 전체 순이익 기여도와 ROA는 낮아졌다. 해외진출 경쟁의 초점이 단순한 거점 확대에서 현지 수익성 확보와 건전성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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