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1.2℃맑음
  • 강릉 21.3℃맑음
  • 서울 22.0℃맑음
  • 대전 23.1℃맑음
  • 대구 25.9℃맑음
  • 울산 23.3℃맑음
  • 광주 22.9℃맑음
  • 부산 23.7℃맑음
  • 고창 21.9℃맑음
  • 제주 22.6℃맑음
  • 강화 20.2℃맑음
  • 보은 22.4℃맑음
  • 금산 22.1℃맑음
  • 강진군 23.4℃맑음
  • 경주시 26.0℃맑음
  • 거제 22.0℃맑음
기상청 제공

2026.06.11 (목)

[기자수첩] 강남불패 끝내겠다는데…시장은 ‘서울불패’로 번진다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강남불패 신화는 끝나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까지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강하게 경계해왔다. 특정 지역만 오르는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반복했다. 투기를 “망국적 병폐”라고 표현했고, 시장 불안을 키우는 해석이나 보도에는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들려오는 분위기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서울 집값은 다시 오르고 있고, 전세 물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 강남뿐 아니라 노원·도봉·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까지 매수세가 번지고 있고, 경기 외곽 대장 단지 거래량도 살아나는 분위기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와 단체 대화방에서는 “의정부 대장급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노도강에서 밀린 수요가 경기 북부로 넘어오는 것 같다”, “송도는 전세 물량이 씨가 말랐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정부 생각보다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매물 잠김 분위기다”, “불장인데 저층만 안 팔린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시장 흐름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31%, 전세가격지수는 0.29% 상승했다. 특히 강북 14개구 상승률은 0.34%로 강남 11개구(0.29%)를 웃돌았다. 성북구(0.49%), 강북구(0.45%), 광진구(0.43%), 관악구(0.45%) 등 중저가·외곽 지역 상승세도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단순한 강남 재상승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서울불패’ 인식이 다시 확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강남에서 밀린 실수요는 노도강과 경기 외곽으로 번지고, 전세난과 매물 잠김은 다시 시장의 조급함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더 묘한 건 그 다음이다. 시장에서는 공개적 진단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집값 상승 가능성을 이야기하면 투기 심리를 자극한다는 비판이 돌아오고, 시장 과열을 언급하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시선이 따라붙는다. 현장에서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쏟아지는데 공식 메시지는 여전히 “시장 안정”만 반복된다.

 

실거주 의무 유예 논란도 비슷하다. 정부는 수도권 분양 단지의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유예했지만, 유예 종료 이후에는 다시 실거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유예 기한은 2028년 5월 11일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전세를 놓으라고 해놓고 결국 나중에는 세입자를 내보내야 하는 구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은 실거주 목적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충돌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데도 정책 메시지는 “시장 안정”만 반복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현실과 정책이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통화에서 “현장에서는 전세 물량이 줄고 매수 불안 심리가 다시 커지고 있는데 정책은 여전히 투기 억제 프레임에 머물러 있다”며 “시장의 경고 신호를 계속 외면하면 결국 더 큰 가격 불안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원래 숫자보다 심리로 움직인다. 그리고 심리는 분위기로 움직인다.

 

정부는 강남 중심의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건, 그런 현실조차 누구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인지도 모른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2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