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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화)

삼성전자, 임단협 잠정합의…노조 갈등·주주 반발 ‘첩첩산중’

최종합의 위한 노조원 찬반투표 및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상법과의 괴리 등 변수 작용 예상
카카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등 파업 앞둔 주요 대기업 노조 삼성전자 사례 참고 가능성↑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삼성전자 노사간 임금협상안이 긴 줄다리기 끝에 지난 20일 오후 10시 30분경 잠정합의됐다. 이에 따라 21일 예정됐던 노조의 총파업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반도체 사업 주축인 DS부문과 비반도체 사업에 속한 DX부문(가전·모바일) 등 노조 내부 갈등, 영업이익을 성과급으로 할당한 것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 잠정합의안 최종 추인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태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이번 성과급 체계 개편이 향후 타 산업군의 노동 시장 패러다임까지 변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찬반투표 벽 넘을까?

 

먼저 삼성전자 노사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려면 노조의 찬반투표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노조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앞서 노조 집행부와 사측 대표가 합의한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건’에 대한 모바일·PC 등을 병행한 전자투표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조합원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조합원들이 전용 앱이나 지정된 보안 링크로 접속한 뒤 암호화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찬반투표를 진행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투표는 21일 오후 2시까지 투표 명부 가입신청 및 CMS 등록이 완료된 권리조합원만 행사할 수 있다.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는 조합원 과반 이상 참석에 참석자 중 절반 넘게 찬성해야 통과된다.

 

변수는 DS부문 내 일부 강경 노조원들과 DX부문 등 비반도체 사업부 노조원들의 찬성 여부다.

 

특히 노사간 잠정합의안에 담긴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 DS부문에만 국한되면서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위로 차원에서 사측이 DX부문 및 CSS사업팀 등에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했으나 노조 내부 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일부 강경 노조원들은 잠정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노조 집행부가 성과급과 관련해 ‘완전 상한폐지’가 아닌 ‘10년 유효기간’ 및 ‘최소 영업이익 달성’으로 물러난 점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DS부문 직원들이 다수인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인 만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는 찬성표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그럼에도 투표기간 동안 일부 강경파와 DX부문 등 비반도체 사업부 노조원들 불만에 기름 끼얹는 이슈가 등장한다면 투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또 “노사간 사후조정 과정에서 초기업노조 소속 DX부문 노조원들이 4000명 가량 이탈했는데 이후 금번 잠정합의안에 불만을 가진 노조원들의 탈퇴도 가속화될 수 있다”며 “만약 추후 탈퇴가 가속화돼 과반노조 기준선인 6만4000여명 이하로 떨어진다면 DS부문 주축인 초기업노조의 위치도 불안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 배분 향후 법적다툼 소지 있어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주주들의 반발과 상법상 이익처분 논란 문제도 해결해야 할 이슈다.

 

실적 개선으로 인해 얻은 막대한 영업이익이 주주환원이나 R&D(연구개발) 투자가 아닌 과도한 성과급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2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미리 계산해 성과급으로 연동·할당하는 노사 잠정 합의는 위법이다.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시 이사들을 대상으로 무효 확인 소송 제기 및 위법 행위 유지 청구권(가처분) 행사 등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같은날 또 다른 주주단체인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는 추후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부결돼 파업이 재개된다면 정부가 즉각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는 “긴급조정권 발동은 노동권 침해가 아니다”라며 “긴급조정권 발동은 전 세계 고객을 상대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파업 리스크가 없고 공급망 안정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현행 상법에서는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처분할 수 있는 이익의 한도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며 “상법 제462조에서는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적립된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 등의 합계액, 적립해야할 이익준비금 등을 공제한 '당기순이익(또는 배당가능이익)' 내에서만 이익 처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은 기업의 단순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일 뿐, 이자 비용, 세금(법인세), 일회성 투자 손실 등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며 “영업이익은 흑자인데 기존 금융비용이나 밀린 세금 납부 등으로 인해 최종 당기순이익이 적자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이 경우 영업이익에 연동해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결과적으로 회사의 ‘자본’을 헐어서 성과급을 주는 결과로 이어져 ‘자본충실의 원칙’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고 예상했다.

 

 

◇ 삼성전자 성과급 개편…타 산업군 노동계에도 영향주나?

 

이번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최종 합의로 이어진다면 타 산업군 노동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잠정합의안에 담긴 핵심 내용이 단순 임금인상률이 아닌 ‘특별경영성과급’, 기존 OPI 기준 변경 등 성과급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금협상과 관련해 파업을 앞둔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 주요 대기업들도 삼성전자 사례를 참고해 기본급 인상보다는 성과급 체계 개편을 두고 사측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지급 체계로 개편함에 따라 타 산업군 노동계에서도 같은 조건을 기본으로 내걸고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불어 타 기업 노조들에 비해 설립 역사가 짧은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개편이라는 결과를 얻어냄에 따라 노조 설립이 미진했던 기업들의 노조 가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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