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봉구 세무사)
| "국세청은 숫자가 아니라 흐름을 봅니다. 그 흐름의 시작이 가족계좌입니다." |
가족 간 계좌이체는 우리 일상에서 흔한 일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내고, 자녀가 부모의 병원비를 대신 내며, 배우자 명의 통장으로 가계비를 관리하는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돈의 흐름이 훗날 상속세나 증여세 조사 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납세자는 많지 않다.
국세청 세무조사는 단순히 장부나 신고서만 보는 절차가 아니다. 특히 상속세와 증여세 분야에서는 '돈이 어디에서 나와 누구에게 흘러갔는가'를 추적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출발점이 바로 가족계좌다.
■ 세법이 가족계좌를 보는 눈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재산을 취득한 사람의 직업, 연령, 소득, 재산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스스로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그 취득자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채무를 갚은 경우에도 자력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 상환자금 역시 증여로 추정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가족 간 계좌이체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증여세 과세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계좌이체의 목적과 자금 출처를 설명하지 못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세무조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돈을 주고받았다는 사실보다, 그 돈의 성격을 입증하지 못하는 데 있다.
■ 상속세 조사에서 가족계좌가 위험한 이유
상속세 조사에서는 피상속인의 생전 금융거래가 중요한 검토 대상이 된다. 사망 직전 또는 사망 전 수년간 자녀나 배우자에게 빠져나간 자금은 상속재산 누락, 사전증여, 명의신탁, 현금 증여 여부와 연결될 수 있다.
상속세 세무조사는 결국 '돌아가신 분의 계좌에서 돈이 어디로 갔는가'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설명되지 않는 자금 흐름은 과세 근거가 된다. 이것이 상속 전 가족계좌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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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재산공제도 오해해선 안 된다. 직계존속으로부터의 증여는 10년간 5,000만 원(미성년자 2,000만 원)까지 공제되지만, 이를 초과하면 과세 대상이 된다. |
■ 어떤 경우가 문제가 되는가
다음 두 가지 사례를 비교해보자.

두 사례의 차이는 말로 주장한다고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송금 메모, 계약서, 차용증, 이자 지급 내역, 영수증 등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 가족이라는 사정이 입증을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세무조사 현장의 냉정한 현실이다.
■ 실무상 유의사항 — 지금 당장 확인해야 할 것들

■ 결론 — 기록이 가장 강력한 방어다
가족계좌는 세무조사의 약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가장 강력한 방어자료가 될 수도 있다. 차이는 평소 기록을 남겼느냐에 달려 있다.
남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차용증을 쓰면서, 정작 가족에게 큰돈을 보낼 때는 아무 기록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금은 거래가 끝난 뒤에 문제가 되지만, 세무조사의 승부는 거래 당시 남겨둔 자료에서 이미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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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가족 간의 정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설명되지 않는 돈의 흐름을 묻는 것이다." |
절세보다 중요한 것은 세무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가족 간 돈거래일수록 더 투명하게, 더 구체적으로, 더 오래 기록해야 한다. 그것이 상속세와 증여세 세무조사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프로필] 이봉구 세무사
•(현) 세무법인 석성 경기북부지사 대표
•(현) 한국세무사회 연수원교수(세무조사과목)
•(전) 국세청 19년 근무
•세무조사·상속세·증여세·가업승계·조세불복 전문
•유튜브: 세무사이봉구 / 세무조사 5분 특강
•가천대학교 회계세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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