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 대해 26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날 정용진 회장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스타벅스코리아의 부적절한 마케팅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서 깊은 아픔과 분노를 느끼셨다라는 사실을 저는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은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다만 이 자리에서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지금도 전국 매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수 많은 스타벅스코리아 파트너들과 현장 직원들이 있다”며 “부디 이분들을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이분들은 스타벅스 고객 한 분 한 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성실한 직장인일 뿐이다”라며 “책임은 조직과 저를 포함한 경영진에게 있다”고 당부했다.
정용진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후속 대책 및 방지책 마련에도 나서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저를 포함한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노력하겠다. 더 많이 듣겠다. 더 무겁게 책임지고 더 진심 어린 마음으로 고객 곁으로 다가가겠다”며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다시 한번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 전상진 부사장 “조사결과 고의성 여부 확인 역부족…일부 직원 휴대폰 제출 거부”
정용진 회장의 대국민사과 이후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같은날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사건 발생 직후 19일부터 1주일간 이번 마케팅을 진행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내부조사를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특정목적을 갖고 해당 마케팅을 진행했는지 여부가 핵심조사 사안이었다. 아울러 해당 마케팅이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실행될 수 있었던 승인 과정과 부실한 리스크 관리시스템에 대해서도 철저한 경위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현재까지 조사결과 마케팅에 관련된 임직원들이 고의성을 가지고 해당 마케팅을 진행했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이는 임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차원의 조사에 법적 절차적 한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내부조사의 한계성을 시인했다.
전상진 부사장은 “하지만 그룹은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이번 마케팅에 관여된 5명 직원 모두 직무배제 조치했고 대표 및 담당임원을 해임조치했다”면서 “향후 경찰 조사에서 고의성 여부가 입증될 경우 관련된 임직원을 즉시 징계조치하고 민형사상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뿐만아니라 그룹 내 최고 경영진 누구라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부적절한 개입이나 의도가 확인될 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를 상대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회사 경영진이나 직원이 사전에 특정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집중조사했다.
전상진 부사장에 따르면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에서 제안한 것으로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 보고라인을 거쳐 최종 확정됐다.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이 터지자 신세계그룹은 행사를 주관한 스타벅스코리아 커머스팀 전원과 전략기획본부장 및 대표이사 등 결재라인을 대상으로 휴대폰·노트북 포렌식 검증과 교차 심문 등을 진행했다.
이때 담당자가 해당 업무를 진행하면서 사용한 기타 장치와 하드디스크 등도 검증된 절차에 따라 모두 회수에 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일부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도 확인됐다.
그러나 전상진 부사장은 이같은 정황만으로 ‘탱크데이’ 마케팅을 담당한 임직원들의 사전 모의 및 고의성을 특정하기는 어려웠다고 알렸다.
특히 전상진 부사장에 의하면 ‘탱크데이’ 마케팅명을 제안한 커머스팀 직원 3명은 휴대폰 제출을 거부함에 따라 업무처리 내용 확인도 어려웠다. 또 사내 메신저 대화기록이 회사서버에 1주일만 저장됐기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이와함께 ‘팀장→담당→본부장→대표이사’ 등 총 4단계 보고 과정에서 그 누구도 ‘탱크데이’ 마케팅이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 조사결과 온라인상 제기됐던 일부 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탱크데이’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를 지칭하고 텀블러의 ‘용량 503ml’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연상한다는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전상진 부사장은 “탱크텀블러는 해외제작사가 제작했고 그 명칭은 실제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제조사로부터 확인했다. 용량 503ml는 17온스 용량을 단순 ml(밀리리터)로 환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마케팅의 즉시성을 우선한 까닭에 과거에 진행했던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 실무자의 과실 여부를 넘어 스타벅스코리아 내부 리스크 관리체계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의성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마케팅 관련자와 결재라인 전체에 대해 엄중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게 그룹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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