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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9 (화)

기름값만 오른 게 아니었다…생활물가 덮친 유가 쇼크

5월 소비자물가 3.1%·생활물가 3.3%로 확대
한은 “유가 충격 파급…당분간 3%대 유지”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국내 물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생활물가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로 올라섰고, 석유류 가격은 20% 넘게 뛰었다. 문제는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기름값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동·운송 비용 상승이 서비스 가격과 생활물가로 번지면서 필수재 지출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체감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일 이지호 조사국장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흐름과 향후 전망을 점검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2%, 4월 2.6%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은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이다.

 

물가를 밀어 올린 직접 요인은 석유류였다. 5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2% 상승했다. 2022년 7월 이후 46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23.1%, 경유가 33.3%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가 부담이 커졌고, 이는 국내 석유류 가격을 통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석유류 가격 상승은 소비자가 자주 접하는 생활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 생활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3%로 집계됐다. 전월 2.9%에서 0.4%p 높아진 수치로, 2024년 4월 3.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가 자주 구입하고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돼 체감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은은 “생활물가 상승률도 3% 초중반까지 오르면서 소비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큰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5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은 2.2%로, 4월 -0.5%에서 상승 전환했다. 농산물 가격은 0.8% 하락했지만 축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5.8%, 5.0% 오르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를 끌어올렸다. 에너지 가격에 이어 먹거리 물가까지 다시 움직이면서 가계의 기본 지출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다.

 

서비스 물가도 상승 압력을 더했다. 5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 2.4%보다 확대됐다. 개인서비스는 3.7%,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는 4.4% 상승했다. 국내외 항공료와 승용차 임차료 등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이 오른 영향이 컸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4월 2.2%에서 5월 2.5%로 높아졌다.

 

한은 6월에도 물가 상승률이 5월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제유가와 중동 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5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확대됐고, 국내외 항공료 등 여행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 가격도 높아짐에 따라 4월보다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6월 물가상승률도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이어감에 따라 5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유가 충격의 파급 범위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에너지 품목에 그치지 않고 운송비, 서비스 가격, 생활필수품 가격으로 이어질 경우 체감 물가 부담은 지표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소득에서 식료품·교통·주거 관련 지출 비중이 높은 계층일수록 물가 상승에 따른 압박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대인플레이션이 소폭 하락한 만큼, 물가 불안 심리가 전반으로 번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일반인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월 2.9%에서 5월 2.8%로 소폭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물가 전반의 추가 확산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한은은 향후 국제유가 흐름과 물가 파급 양상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국장은 “중동 상황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 흐름의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유가 충격이 점차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3%대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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