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최근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LS그룹 내 전력 설비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LS그룹은 LS전선·가온전선·LS마린솔루션 등 전력 설비 핵심계열사들의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글로벌 주요 고객들에게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2일 LS그룹에 따르면 최근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포설까지 한꺼번에 진행하는 ‘턴키(일괄공급) 솔루션’을 글로벌 주요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이중 LS전선의 경우 작년 7월 강원도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 내 5동 준공 과정에서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을 기존 대비 4배 이상 확대해 아시아 최대급 HVDC 설비를 확보했다.
이어 올해 2월 LS전선은 북미 지역에서 약 7000억원 규모의 345kV 지중 초고압 케이블 및 해저 초고압 케이블의 판매·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LS그룹에 의하면 LS전선의 지난 2월 북미 계약 규모는 국내 전선 업체 중 역대 최대 단일 수출 계약 규모에 속한다.
이와함께 LS전선은 지분 81.62%(올 3월말 기준)를 보유한 계열사 가온전선과 손잡고 북미 지역 AI 데이터센터에 역대 최대 규모인 4조원대 버스덕트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도 체결했다.
버스덕트는 AI 데이터센터 내부 핵심 전력 배선 시스템으로 대용량의 전력을 건물·공장 내부에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전선(케이블) 대신 구리·알루미늄으로 된 도체(버스바)를 금속제 외함(덕트)에 넣어 보호하는 신개념 전기 배선 시스템이다.
가온전선의 미국 법인 LSCUS 역시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과 향후 5년간 버스덕트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은 올해 약 500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누적 공급 규모가 최대 4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LS전선 자회사 LS그린링크는 작년 4월말에는 미국 내 전력망 인프라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미국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제조 공장을 착공했다.
총 6억81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한화 약 1조원)가 투입된 해저케이블 공장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설비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1m 높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와 피복 공장, 전선을 감아 최종 제품으로 생산하는 공장, 전용 항만시설 등이 포함됐다.
◇ LS일렉트릭, HVDC 생산 노하우로 북미 공략 강화
LS그룹 계열사 LS일렉트릭은 HVDC(초고전압 직류송전) 변환용 변압기 생산 노하우로 대형 수주에 집중하는 추세다.
작년 12월 LS일렉트릭은 1008억원을 투자해 부산 사업장 내 연면적 1만8059㎡(5463평) 규모의 2생산동 증설을 완료한 뒤 본격적인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
2생산동 증설 이후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은 연간 2000억원 수준에서 60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됐다. LS그룹은 국내 유일의 HVDC 변환용 변압기 생산기지인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의 2생산동 준공을 통해 정부의 HVDC 송전망 구축 수요에도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S일렉트릭은 AI산업 급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로 미국에서의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현지 생산능력도 확충하고 있다.
현재 LS일렉트릭은 텍사스주의 ‘배스트럽 캠퍼스’와 유타주의 ‘MCM엔지니어링II’를 양대 거점으로 삼아 현지 빅테크 기업 데이터센터에 납품하는 중·저압 전력기기와 배전시스템 등을 본격 생산 중이다.
실제 지난해 LS일렉트릭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는 총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말 기준 LS일렉트릭의 총 수주잔고는 약 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LS일렉트릭은 추후 총 1억6800만달러(한화 약 2500억원)를 투자해 ‘MCM엔지니어링II’의 배전반 생산 능력을 3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만3223㎡(약 4000평) 규모인 공장을 7만9338㎡(약 2만4000평) 규모로 6배 확장하고 오는 2030년까지 생산동 3개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더불어 미국 전략 지역인 텍사스주 댈러스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도 신규 사업 거점을 구축해 현지 빅테크 고객 등에 맞춘 서비스 현지화에 나설 방침이다.
◇ LS MnM, 뉴욕상품거래소 등 세계 3대 비철금속거래소에서 최고 등급 등록
또 전기동(Electrolytic Copper Cathode) 등 제련 계열사 LS MnM은 대표제품인 전기동을 뉴욕상품거래소에 등록해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월 LS MnM은 전기동 브랜드 ‘온산Ⅰ’과 ‘온산Ⅱ’를 뉴욕상품거래소에 최고 등급인 ‘그레이드 1’으로 등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S MnM은 이미 확보한 런던금속거래소 및 상하이선물거래소의 최고 등급 인증에 이어 뉴욕상품거래소까지 세계 3대 비철금속거래소 모두에서 최고 등급 등록을 확보하게 됐다.
LS MnM은 울산 온산에 국내 유일이면서 단일 제련소 기준 세계 2위 수준인 구리 제련소를 보유 중이다. LS MnM의 온산제련소는 연간 약 68만톤의 전기동을 생산 중이다.
전기동은 전기를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도를 99.9% 이상으로 높인 고순도 구리를 의미한다. 전해정련(구리를 전기 분해해 정제)을 통해 생산하며 높은 전도성으로 인해 전선, 통신케이블, 발전기, 각종 전자제품 부품 등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LS그룹 지주사 LS는 LS일렉트릭 지분 48.46%(올 3월말 기준), LS MnM 지분 75.10%(작년 12월말 기준)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LS전선 등을 비롯한 전력 설비 핵심 계열사들의 수주 강화 움직임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실현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까지 본격화된 ‘전력 슈퍼사이클’ 시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전력시장에서 ‘송전 기술의 꽃’으로 불리는 HVDC는 기존 교류 방식보다 송전 손실이 적고 최대 3배 많은 전력을 장거리로 전달할 수 있어 전력 수요 증가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며 “지난 2024년 기준 약 122억달러(약 16조8000억원) 규모인 글로벌 HVDC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8.1% 성장해 오는 2034년 약 264억 달러(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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