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가 금융권 관심사로 부상했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잠재 후보군을 12명으로 압축하고 오는 9월 최종 후보를 확정하기로 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직 회장인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다.
연임 가능성의 근거는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다. KB금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5조84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1%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총주주환원율은 52.4%로 전년보다 12.6%p 상승했다. 양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지주 회장 평가에서 실적, 주가, 주주환원은 주요 판단 기준으로 꼽히는 만큼 양 회장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인선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절차적 검증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이사회 독립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왔다. KB금융도 이번 회장 선임 절차에서 외부 후보 검증 기간을 늘리고 정보 제공 장치를 유지하는 등 공정성 확보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 회추위는 2일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회추위는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하고, 기존 롱리스트 20명을 내부 후보 6명과 외부 후보 6명 등 총 12명으로 압축했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4월 두 차례 회의를 통해 회장 자격요건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 후보 10명, 외부 후보 10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 롱리스트를 확정했다. 내부 후보군에는 양 회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과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일정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회추위는 오는 7월 3일 회의를 열고 1차 숏리스트 6명을 선정한다. 이후 8월 27일 1차 인터뷰와 심사를 통해 후보군을 3명으로 좁힌다. 최종 후보 1명은 9월 11일 2차 인터뷰와 심층 평가, 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최종 후보는 관련 법령에 따른 자격 검증을 거친 뒤 10월 2일 회추위와 이사회 추천 절차를 밟는다. 이후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양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20일까지다.
이번 절차는 2023년 회장 선임 당시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시작됐다. KB금융은 경영승계 절차 개시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3개월로 늘렸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 시간을 확보하고, 외부 후보가 실질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외부 후보 평가 장치도 유지된다. KB금융은 외부 후보자를 대상으로 심층 평판조회를 실시하고, 내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할 방침이다. 외부 후보에게는 1차 숏리스트 선정 이후 인터뷰까지 약 두 달의 준비 기간이 부여된다. 내부 후보와 비교해 인터뷰 시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유지된다. 외부 후보가 요청할 경우 익명성도 보장된다.
이 같은 절차 보완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기조와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 회장에게 유리한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 외부 후보와 내부 후보 간 정보 격차, 이사회와 회추위의 독립성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조화준 KB금융 회추위원장은 “현재 금융당국 주도로 진행 중인 금융권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승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KB금융그룹의 주주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회장의 성과가 뚜렷한 상황일수록 남은 절차에서는 후보 간 비교 검증이 중요해진다. 외부 후보군의 구성, 정보 제공 수준, 인터뷰와 심층 평가 과정, 최종 후보 선정 사유 등이 선임 절차의 공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번 KB금융 회장 선임은 양 회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금융지주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다.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가 양 회장에게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남은 절차에서는 후보 간 비교 검증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이뤄지는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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