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생절차 신청을 계기로 금융권의 중앙일보 계열 위험노출액(익스포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확인된 직접 신용공여 규모는 주요 8개사 기준 1조3200억원이다.
신용평가사 자료를 종합하면 쟁점은 금융권 전체로 충격이 번질 가능성보다 일부 금융회사의 회수 가능성에 맞춰진다. 직접 신용공여뿐 아니라 구조화 자금, 즉 유동화증권이나 특수목적회사(SPC), 사모펀드(PEF) 등을 거친 거래가 어느 금융회사에 얼마나 몰려 있는지가 관건이다.
본지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자료를 종합해 살펴본 결과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JTBC 등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중앙그룹 계열사 5개사에 대한 금융권 직접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지난 13일 기준 7969억원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중앙일보, 에스엘엘중앙, 중앙일보엠앤피를 더한 주요 8개사 기준 직접 신용공여 익스포저는 1조32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이 832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특수금융기관 1642억원, 증권회사 1251억원, 여신전문 797억원, 보험회사 404억원, 투자신탁 385억원, 상호저축 252억원, 농협·수협·신협 140억원 순이다.
이번 사안의 출발점에는 JTBC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불이행이 있었다. JTBC는 지난 12일 제일티비씨제이차와 미르제이차 관련 유동화 차입금 총 206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세부적으로는 제일티비씨제이차 150억원, 미르제이차 56억원이다. 이후 14일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등 4개사가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15일에는 JTBC도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기업구조개선작업, 워크아웃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된다.
◇ 직접 신용공여 1.32조, 끝이 아니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익스포저는 여러 업권에 분산돼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은행·증권·여신전문 업권 소속 개별 금융회사의 중앙일보 계열 주요 8개사 익스포저가 총자산의 0.5%, 자본의 2.0%를 넘는지 점검한 결과 한양증권 1곳만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다른 금융회사들에 대해선 “일부 손실 발생 가능성은 존재하나, 보유 규모가 총자산 및 자본 대비 크지 않은 수준으로 재무안정성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1조3200억원이라는 숫자가 전체 익스포저를 모두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집계가 각 금융업권의 직접 신용공여 거래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PEF나 유동화 SPC 등을 통한 간접 익스포저는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권이 떠안을 위험이 이보다 클 수 있다는 뜻으로, 실제 익스포저 규모가 직접 신용공여보다 클 수 있고 회생절차 진행 과정에서 담보 회수율과 충당금 적립 규모에 따라 금융회사별 손실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한양증권 840억원, 담보 회수 관건
개별 금융회사 중에서 한양증권의 익스포저가 가장 두드러진다. 한양증권의 장부상 중앙그룹 계열 관련 익스포저는 약 840억원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6478억원과 비교하면 양적 부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별로는 JTBC관련 익스포저가 540억원, 중앙일보 관련 익스포저가 300억원이다. JTBC 익스포저 540억원은 유동화 SPC인 에이치와이아테네제이차 관련 180억원과 기업어음증권 360억원으로 구성되는 채권성 자산으로 회생절차 진행에 따라 회수 가능성과 손실 반영 여부를 다시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회수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충당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만기 도래 일정, 회생절차 진행 경과, 채권 회수 가능성에 따라 실제 손실 인식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양증권이 담보를 확보해 둔 점은 변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관련 담보자산이 신탁구조로 관리되고 있고, 채권 양도에 필요한 거래상대방의 승낙도 확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담보가 실제 회수로 이어질 경우 한양증권 신용도에 미치는 부담은 일부 줄어들 수 있다.
세부적으로 JTBC 에이치와이아테네제이차 관련 180억원은 올림픽중계권 네이버 계약대금 예금반환채권 등이 담보로 설정돼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출기간 내 올림픽·네이버 중계권 관련 담보자산의 예상 현금창출 규모를 약 220억원으로 제시했다.
기업어음증권 360억원은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말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담보는 JTBC와 국내 주요 유료방송사업자 간 방송 프로그램 공급계약에서 발생하는 매출채권에 대한 제1종 우선수익권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양증권 설명을 인용해 해당 담보자산의 현금창출 규모가 월평균 약 60억원 수준이며, 지난 16일 16억원이 회수됐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관련 기업어음증권 300억원은 중앙일보의 100% 종속회사인 타운보드중앙의 예금반환채권과 대금지급청구권 등을 담보로 하며, 지난 16일 40억원이 회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한양증권이 짊어질 부담은 ‘익스포저 840억원’이라는 금액 자체보단 담보자산의 현금창출이 계획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회수 지연이나 담보가치 훼손이 발생하면 충당금 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회수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신용도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 계열사끼리 얽힌 보증, 신용위험 키웠다
중앙그룹 신용위험은 특정 계열사 한 곳의 유동성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2일 JTBC의 장·단기신용등급을 각각 CCC, C로 내리고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렸다. 중앙일보의 장·단기신용등급도 각각 BB-, B-로 하향 조정했다. 중앙일보가 지급보증한 중앙일보엠앤피의 단기신용등급도 B-로 낮췄다.
나이스신평은 중앙그룹이 콘텐트리중앙, JTBC, 중앙일보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2025년 말 기준 중앙홀딩스 연결, JTBC 연결, 콘텐트리중앙 연결을 합산한 그룹 총차입금은 2조8000억원이다.
중앙일보 자체의 관계사 부담도 작지 않다. 2025년 말 중앙일보의 총차입금은 2887억원이다. 이와 별도로 관계사 지급보증 규모가 2250억원에 이른다. 지급보증 대상은 중앙일보엠앤피 1123억원, 중앙일보에스 313억원, JTBC 400억원, 콘텐트리중앙 300억원 등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중앙일보 계열사들이 재무적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앙일보가 콘텐트리중앙의 유동화 자금조달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콘텐트리중앙은 다시 메가박스중앙 관련 유동화증권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국기업평가는 JTBC의 유동화차입금 상환 불이행과 계열사 회생절차 신청에 대해 “단순한 신용도 저하를 넘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의 재무위험이 법적 구조조정 절차로 현실화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일보 계열의 회생절차 신청이 금융권 전체의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신용평가사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다만 직접 신용공여에 드러나지 않는 간접 익스포저와 구조화금융을 통한 차환 구조, 계열사 간 지급보증·자금보충약정이 얽혀 있어 회수 과정은 단순 대출 부실보다 복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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