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결합(합병) 심사에 속도를 내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각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 및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따라서 업계는 향후 두 회사 합병시 독과점 등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경쟁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한국투자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8곳에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합병과 관련해 의견을 요청했다.
앞서 작년 11월말 공정위는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 신고서를 접수한 뒤 심사에 착수한 바 있다.
공정위는 기본 심사기간 30일, 최대 90일까지 추가 연장을 포함해 총 120일에 걸쳐 기업결합건을 심사한다.
이 과정에서 ‘간이심사’와 ‘일반심사’로 구분해 심사하는데 경쟁제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될 시 ‘간이심사’로 분류해 사실관계 등 간략한 신고내용만 확인한 뒤 신속히 처리한다.
반면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시에는 ‘일반심사’로 분류해 시장획정, 시장현황, 경쟁제한 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 후 심사를 진행한다.
‘일반심사’로 분류된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의 경우 현재 법정 심사기간인 120일을 넘기면서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시장에 미칠 중대한 영향 등을 고려해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 심사에 각별히 신중하게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공정위는 작년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 신고서 접수 이전부터 동국대 산학협력단에 가상자산 거래시장 전반에 대한 경쟁영향평가 연구용역을 의뢰한 바 있다. 당시 동국대 산학협력단은 중간보고서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이 독과점화가 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최근 공정위는 한 전문기관에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에 대해 별도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 가상자산 거래 시장은 업비트와 빗썸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공정위·금융위원회가 실시한 연구용역 보고서에 의하면 2024년 12월 기준 업비트 및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6.77%, 20.67%다. 두나무는 2017년 업비트를 설립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 업계,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핀테크’ 공룡 탄생 우려
업계에서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의 이번 의견 요청이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간 기업결합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독과점, 경쟁력 제한, 고객 록인(Lock-in, 가두기) 효과 등 시장에 미칠 중대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정위가 증권사들을 상대로 의견 조회에 나섰다는 것은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두 업체의 합병으로 인해 시장에 끼칠 수 있는 중대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최근 미래에셋증권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등 증권사들도 가상자산 사업에 뛰어들 채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파이낸셜에는 소수의 대형 증권사들까지 입점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요소를 고려해 볼 때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와 간편결제·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핀테크간 기업결합은 분명 시장에서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단순히 두 기업의 결합이 아니라 플랫폼·결제·가상자산·비상장주식 거래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경쟁당국은 추후 시장 경쟁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도록 이용자 접근성과 공정경쟁 측면을 충분히 검토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 1위인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 후 통합 플랫폼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 중개, 투자 정보, 금융상품 등을 모두 제공한다면 규모가 작은 타 핀테크 기업이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 등은 시장 진출의 기회가 사실상 차단될 수 있다”며 “아울러 쇼핑·결제부터 주식·코인 투자까지 가능한 경로가 만들어진다면 고객들이 타 업체 서비스로 이동하지 않는 압도적 록인 효과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밖에 업비트가 네이버 트래픽(접속량)을 흡수함에 따라 후발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점유율 격차가 영구히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뿐만아니라 증권사 등 기존 금융업체들은 고객 접점을 뺏긴 채 플랫폼에 단순 상품만 공급하는 하청 업무만 수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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