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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이슈체크] 최운열 회계사회장, 세무사회에 협의 제안…단, 결산서 검사는 논외

최운열 “회계기본법, 투명사회로 가는 고속도로…업역확대 아니야”
회계기본법 딜레마, 지자체 재량 및 실질적 권한 제한 우려
세무사회 ‘양보 없는 상생안 요구…협의 여는 방법인지 의문’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17일 세무사회간 업역 다툼 관련 “세무사회장한테 공개적으로 제안한다”라며 “실무팀을 구성해서 모든 이슈를 허심탄회하게 늘어놓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합의점을 찾아가자”며 협의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세무사 회장한테도 이미 몇 차례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좀 해보자고 제안했다”라며 “만나서 협의를 통해 회계사회 측이 살피지 못한 부분을 알려준다면, 반영해서 두 단체가 함께 사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으나, 아직 세무사회 측에서 답이 없다”고 말했다.

 

회계사회와 세무사회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 결산 업무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을 누가 할 수 있는지를 가지고 다퉈왔다.

 

회계사회는 해당 업무가 공인회계사법상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이므로 회계사만 할 수 있는 고유 업무라고 주장하는 한편, 세무사회 측은 세출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검사하는 작업이므로 세무사도 할 수 있는 업무라고 반박하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100%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법과 원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우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마디로 이 문제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최 회장은 ‘그 외에 어느 부분에서 세무사회와 타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선 “그지 뭔지는 모르겠다, (협의를 위해) 그걸 찾아보자는 것”이라며, 회계사회 내부의 협상 카드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 회계사회의 딜레마

‘현행으로는 세무사 합법’

 

회계사회는 그간 지자체 위탁사업비 결산 검사가 회계사의 고유 사무라고 주장하지만, 회계사회의 최대 딜레마는 현행 법제상 지자체가 해당 업무를 세무사에게 맡겨도 합법이라는 데 있다.

 

대법은 2024년 10월 25일 2022추5125 판결을 지자체 위탁사업비 검증 업무가 회계사 고유 업무인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은 지자체 위탁사업비 결산 검사 업무의 성격에 대해 지자체가 외부에 돈 주고 일을 맡기면서, 준 돈이 제대로 일에 쓰였는지를 검토하는 업무(사업결산서 검토), 다시 말해 행정 감독이지 회계 감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업무는 본래 지자체가 해야 하지만, 지자체가 수백, 수천의 위탁사업비를 다 검토하하기엔 시간상 제약도 있고, 이 일 하나 하자고 돈 들여 조직을 늘릴 수도 없으니, 민간전문가에 사업비 검토 업무를 맡기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따라서 지자체가 민간전문가에게 검토 업무를 맡길 때는 돈 덜 들이고,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당연한 재량 권한이라고 보았다.

 

이에 대해 회계사회는 대법이 공인회계사법상 감사·증명을 오인, 또는 지나치게 축소해석했다며, 주무기관인 금융위의 유권해석과도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 비용과 권한

 

그렇지만, 대법의 판단은 해당 사안에 대한 기속력을 갖고 있어 현행 세무사의 결산서 검토는 합법의 범주에 있다.

 

때문에 회계사회는 회계기본법 제정을 통해 결산서 검토 업무를 회계사 고유 업무인 회계감사로 규정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딜레마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근본적으로 결산서 검토 업무를 해야 하는 건 회계사가 아니라 지자체다.

 

지자체가 직접 사람 뽑아서 할 일인데, 여건상 돈 주고 맡기는 게 저렴하고 빨리 처리할 수 있으니 회계사나 세무사에 맡기는 것뿐이다.

 

대법 판결문에서 ‘외부 전문가에게 감사를 맡길지, 아니면 지자체 내부 소관 부서가 직접 관리·감독 업무 전부를 수행할지는 지자체가 알아서 결정할 재량 사항’이라고 명했다.

 

그런데 회계기본법이 제정이 되어 해당 업무의 성격을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으로 규정하면, 행정 감리 성격이었던 업무를, 회계 감사로 바꾸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자체는 실질적으로 이 일을 할 자격과 권한이 박탈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자체가 이 일을 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회계사를 공무원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회계사와 공무원 간 임금 차는 매우 큰데, 4대 회계펌에선 수습 회계사 초봉으로 6000~7000만원 정도를 지급한다고 알려져 있다. 공무원은 7급 특정직 채용이라도 기본급은 3000만원 이하다.

 

의무와 권한에 대한 괴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인데, 통상 법에서 정부에 무슨 일을 하라고 할 때는 의무만 부여하는 게 아니라 권한도 부여한다. 여기에는 수행 권한만이 아니라 감사 권한도 포함된다.

 

지자체가 회계 감사를 검증하려면, 회계사 공무원을 채용해야 한다.

 

아니면 법에다 해당 업무는 ‘회계에 관한 감사·증명’이 필요한 사무이지만, 해당 업무에 대한 감사는 이에 대해 예외로 한다는 별도 규정을 넣어야 한다. 별도 규정을 넣어도 회계 검증을 감사하는 데 회계사 자격이 없어도 되는 지는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양보와 협의

 

세무사회 측에선 회계사회의 회계기본법 제정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수 차례 거듭 밝혀왔다.

 

사업결산서 검사는 공공행정사무이고, 지자체가 공공사무 일부를 민간에 위탁할 때는 시장에서 품질 경쟁을 통해 선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대법에서도 인정한 지자체의 재량이기도 하다. 회계사회가 회계기본법 제정을 통해 지자체의 재량을 박탈하는 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수위 높은 비판을 유지하고 있다.

 

최 회장의 협의 제안에 대해서도 세무사회는 현 상횡에서 협의 가능성이 거의 없음을 시사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안건을 가지고, 협의를 하겠다는 것인지가 불명확한 탓이다.

 

협의라는 것은 서로 주고 받고 양보하여 합의점을 찾는 것인데, 현행 법제상으로 세무사에게 허용할 수 있는 업무를, 회계사회가 지자체 재량권을 제한하면서까지 원천 봉쇄하려 하면서, 정작 이에 대한 양자간 상생안을 세무사회보고 제안하라는 것이 과연 협의를 여는 방법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최 회장은 “그 부분은 이해를 잘못하시는 것”이라며 “회계기본법은 기본적으로 재정을 투입한 사업은 회계기준에 의해서 장부를 작성하라, 이런 원칙만 정해주자는 것이지, 이걸로 인해서 감사 대상이 넓어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기본법은 우리 경제의 경부고속도로와 비슷한 것”이라며 “한국 사회가 보다 투명한 사회로 가는 데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법이지 공인회계사 직역을 넓히는 법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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