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중앙그룹 산하 중앙일보가 한양증권이 보유한 22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조기상환 요청을 불이행해 1차 부도 처리됐다.
조기상환 요청은 EOD(기한이익 상실) 발생에 따라 채권자가 만기 전 자금을 회수하려는 조치다.
중앙일보는 지난 18일 ‘상장채권 관련 기타 주요사항(부도발생)’ 공시를 통해 “당사가 지난 3월 31일 발행한 CP에 대해 기한의 이익 상실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6월 18일 채권자의 어음 지급 제시가 있었으나, 당사의 예금 부족으로 결제 대금을 변제하지 못해 6월 18일자로 1차 어음 부도 처리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부도 처리된 CP의 당초 실제 만기일은 올해 12월 7일(120억원)과 내년 3월 30일(100억원)이다. 부도 발생 은행은 하나은행 서울 서소문 지점이다.
공시 직후 중앙일보는 입장문에서 “주채권은행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추진 중인 중앙일보는 모든 채권자 간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하기에 특정 채권자에게 개별적으로 만기 전 조기 상환을 하기는 어렵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이는 워크아웃의 성공적인 진행과 전체 채권단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중앙일보는 향후에도 주채권은행 및 채권단과 긴밀히 협력해 경영 정상화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부도처리를 공시하자 19일 한양증권은 “중앙일보에 대한 CP(220억원) 관련 담보권 행사는 정당한 법적 권리 행사”라며 “당사는 중앙일보 관련 총 300억원 규모의 익스포저 중 약 80억원을 회수했고 EOD 발생에 따라 잔여 220억원에 대한 계약상 권리 행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채권의 담보권 행사 및 채권보전 절차로, 신규 투자나 추가 익스포저 발생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가 확보한 담보권의 법적 효력이나 회수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사는 선순위 담보 및 담보신탁 구조를 이미 확보하고 있고 관련 권리는 채무자의 일반 재산 및 타 채권자와 구분돼 보호된다. 해당 담보 구조는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독립적인 법적 효력을 유지하기에 담보권의 실효성·회수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또 “당사는 지난 16~17일 이틀간 총 103억원을 회수했고 확보된 담보 구조를 바탕으로 익스포저에 대한 회수를 진행 중”이라며 “아울러 추가 대손 설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도 관련 자산에 대한 면밀한 관리와 함께 시장·주주와 투명하게 소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중앙일보, 1차 부도 향후 미칠 영향은?
법조계는 이번 중앙일보의 1차 부도가 추후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 대형 로펌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워크아웃 중인 중앙일보 입장에서는 EOD가 발생함에 따라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할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며 “우선 1차 부도로 인해 만기연장이 쉽게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유동화증권(ABS, 부동산·매출채권 등 현금화 어려운 자산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 상환 등을 비롯해 각종 상환 요구가 몰려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뒤이어 “일례로 중앙일보는 신용보강 약정을 여러 곳에 한 것 같은데 이번 1차 부도로 인해 EOD가 발생하면 신용보강이 부실화되면서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 이때 일시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 규모가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판단된다”며 “여기에 중앙일보가 약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개인투자자들에게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1차 부도 때문에 개인투자자들 역시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추후 개인투자자 등을 포함한 채권단과의 워크아웃 개시 협상까지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변호사는 중앙일보가 사옥을 매각하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옥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가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앙일보 사옥이 대략 5500억원에서 6000억원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옥 매각이 완료된다면 1차 부도 및 회사채 공모에 따른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5500억원 이상인 부동산을 단기간에 현금화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만약 1차 부도 여파로 인해 워크아웃 개시까지 실패한다면 최악에는 중앙일보도 법원 관리 하에 기업회생 절차까지 검토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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