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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예규·판례] 사내하청업체 노동조합에 대한 단체교섭의무

(조세금융신문=최문광 노무사) 원청이 사내하청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할 경우 노조법 위반이 될까? 최근 노조법이 개정되었는데 원청이 하청노조에 대해서 교섭의무를 부담하는지 다툼이 된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이 사건의 쟁점

 

대법원은 1986. 12. 23. 선고 85누856 판결, 1995. 12. 22. 선고 95누3565 판결, 1997. 9. 5. 선고 97누3644 판결,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등에서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ㆍ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원심의 판단은 이러한 판례 법리(이하 ‘종전 법리’라 한다)를 따른 것인데,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종전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와 명시적ㆍ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라고 보면서도, 부당노동행위의 유형에 따라서는 사용자의 범위를 다르게 볼 수 있음을 전제로 판단한 경우가 있다.

 

대법원은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 노동조합법이 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면서 제81조 본문이 제81조 제1항으로 변경되고 제2항이 추가되는 등 여러 차례 개정이 있었으나, 제4호의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부분은 개정되지 않았다.

 

이하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에 관하여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원청회사의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성립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등 참조). 반면 대법원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원청회사의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 성립이 문제된 사안에서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해야 사용자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9068 판결 등 참조).

 

2)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경우, 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았어도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지배ㆍ개입이라는 사실적 행위를 통해 노동3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은 노동3권에 대한 침해를 예방ㆍ제거하는 부당노동행위제도의 관점에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

 

반면,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 이하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의 경우, 단체교섭은 근로계약 등 계약관계에 관한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등을 위한 단체협약의 체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 근로계약관계의 존재 여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청회사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에 대하여 지배ㆍ개입하지 않을 의무 등 소극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해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문언상으로는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한 모든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3) 더구나 노동조합법 제90조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 구성요건에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일 것이 포함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개념과 관련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조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도 있다.

 

4) 최근 노동조합법의 개정 내용과 경위를 보더라도, 개정이유에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하여 노동3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입법자는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제2조 제2호 후문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입법적 결단을 하여 법을 개정한 것이 분명하다.

 

5) 사법의 본질은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므로, 구체적 사건과 무관한 추상적 법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

 

법원은 위와 같은 입법적 결단과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노동3권의 실효적 보장이라는 입법목적에 맞게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2016년경의 단체교섭 사안에 관하여 종전 법리를 변경하여 개정 노동조합법의 규정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내용의 법리를 창설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3. 인사관리상 시사점

 

이번 판례는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원청의 사내하청노조에 대한 단체교섭의무를 부정한 판례다. 노조법에서 사용자성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부당노동행위별로 사용자성을 달리 판단한 것이다.

 

요컨대,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서는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반면, 불이익 취급, 단체교섭 거부해태에 대해서는 원청의 부당노동행위를 불인정한 것이다. 비록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법관 4명의 반대의견이 있는 만큼 추후 대법원이 판례를 변경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프로필] 최문광 노무법인 한성 대표노무사
• (현)고용노동부 국선노무사
• (현)법원전문심리위원
• (현)중소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자문위원
• (전)근로복지공단 권익보호담당관
• (전)청소년근로조건보호제도 강사
• (전)워킹맘워킹대리고충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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