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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3 (월)

공정위 한화그룹 현장조사 과정서 금융계열사 '상표권 사용료' 이슈되나?

한화생명 및 한화손보, 지난 2020년 상표권 사용료 논란으로 금감원에게 '경영유의' 조치 받아
대기업 비금융계열사 상표권 사용료 산정시 매출 외형 부풀려져 상표권 사용료 과다 책정돼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한화그룹을 상대로 현장조사를 통해 계열사간 상표권(브랜드) 사용료 거래 과정에서 과도한 내부거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면서 재계·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와 여타 계열사간 상표권 사용료 산정 과정에서 합리적인 요율을 적용했는지, 거래절차의 정당성 여부, 총수일가 사익편취로 이어질 가능성 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계·업계는 공정위가 현장조사 과정에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 적정 지급 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은 과거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수백억원을 사실상 지주사격인 한화에 지급하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사례가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5월 한화손보에 이어 같은해 11월 한화생명에 대해 ‘경영유의’ 조치를 내리면서 “회사는 브랜드 사용료 지급기준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수익성 악화 수준을 감안해 브랜드 사용료 지급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계열사가 지주사에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 논란인 이유

 

대기업이 금융계열사로부터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받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업종 간 매출(영업수익)을 인식할때 구조적 차이가 발생해서다. 통상 대기업 지주사는 계열사의 매출액에 일정 요율(통상 0.1~0.5% 수준)을 곱해 상표권 사용료를 수취한다.

 

대기업의 비금융계열사는 제품·서비스 판매에 따른 매출액에 일정 요율을 연동해 상표권 사용료를 산정해 지주사에 지급한다. 하지만 금융계열사는 고객이 낸 보험료, 고객 자산을 운용해 얻은 투자 운용수익, 투자자예탁금 등을 매출로 잡으면서 매출 외형이 크게 부풀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비금융계열사와 금융계열사 매출에 각각 동일한 요율을 적용해 상표권 사용료를 산정하면 지주사에게 지급하는 금융계열사의 상표권 사용료가 과도하게 잡힐 수 있다.

 

지주사의 경우 대부분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24.8%, 47.4%다.

 

즉 계열사가 지주사에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가 과다할 시 총수일가가 받는 배당금이 늘게 되고 총수일가는 이를 활용해 그룹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상표권 사용료는 무형자산에 속해 객관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아파트 등)과 주식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명확한 시세(시가)가 존재한다. 반면 대기업의 상표는 그 기업집단 내부에서만 독점 사용되는 비거래 자산이며 지주사가 책정한 요율이 적정한지 비교할 기준 자체가 없다.

 

또 많은 대기업들이 상표권 사용료를 계산할 때 편의상 ‘(매출액 - 광고선전비) × 요율’ 공식을 적용하는데 이는 업종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같은 산식을 모든 계열사에 똑같이 적용하면 매출 외형이 부풀려지는 금융계열사의 상표권 사용료가 비금융계열사에 비해 과다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정위가 작년말 발표한 ‘기업집단별 상표권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상표권 사용료 산정시 ‘(지급회사 매출액 – 지급회사 광고선전비) × 0.3%’ 산식을 적용한다.

 

이같은 산식을 통해 한화 외 1개 회사가 총 25개 계열사로부터 지급받은 상표권 사용료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1765억7400만원, 1796억1400만원이다.

 

당시 공정위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연간 1000억원 이상 상표권 사용료가 발생하는 집단은 한화를 비롯해 LG, SK, CJ, 포스코, 롯데, GS 등 모두 7곳이다. 이들의 상표권 사용료 거래 금액 합계는 총 1조3433억원으로 전체 공시집단 유상 거래 금액의 62.4%를 차지한다.

 

 

◇ 법조계 “공정위, 상표권 사용료 가이드라인 제정해 불공정 거래 방지해야”

 

법조계는 상표권 사용료가 조세 회피 또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 시장경쟁 저해 방식으로 악용되지 않기 위해선 다양한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작년 6월 신의수 광운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는 ‘상표권 사용료 관련 법적 쟁점과 제도적 개선방향’ 논문을 통해 “상표권 사용료 계약이 정상적인 시장 가격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다음으로는 상표권 사용료 계약을 체결할때 계약조건, 로열티율 산정 방식, 계약기간 등을 명확히 설정하고 공정위가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회사가 모회사에 지급하는 상표권 사용료가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는지 여부를 심사하는 체계를 마련해 불공정 거래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기업이 상표권 사용료를 활용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거나 자회사를 상대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가이드라인 내에서 상표권 사용료 계약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금지와 지배적지위의 남용금지를 예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조세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조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선 조사 완료 시점, 조사 대상 사업부문 등 어떠한 정보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조사 진행 과정 중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엄정 제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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