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자기 땅에 건물을 지으며 남의 땅을 많이 침범했다면 그 땅이 타인 소유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봐야 하므로 ‘자주점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5월 8일 토지 소유자 A 씨(소송대리인 이인수 변호사, 법무법인 대연)가 B 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과 B 씨가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반소 소송(2025다221000·221001)에서 A 씨가 패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실관계를 들여다보면 A씨의 부친은 1966년 파주시 땅 106㎡를 구입했고, B씨는 1993년 인접한 땅 76㎡를 사들여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A씨는 이후 부친의 땅 일부를 상속받았다.
그런데 사실 B씨의 건물은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에 적힌 내용과 달리 면적 대부분이 A씨 부친 땅 위에 있었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A씨는 2023년 10월 "B씨가 땅을 무단 점유한 기간만큼 임차료를 내야 한다"며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B씨는 "20년간 소유 의사를 가진 채 평온하게 토지를 점유했기 때문에 내가 (해당 토지)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봐야 한다"며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민법 245조는 '20년간 소유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명시한다.
1, 2심은 B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B 씨가 1993년 12월경부터 문제의 토지 94㎡ 부분을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따라서 2013년 12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고, A 씨는 자신의 7분의 1 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씨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도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이 사건 건물은 B 씨 소유 토지가 아니라 당시 A 씨 부친 소유 토지를 침범해 건축됐고, 침범 면적도 통상 있을 수 있는 시공상 착오의 정도를 넘어 상당한 수준이므로, B 씨는 건축 과정에서 건물이 타인 소유 토지를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봤다.
대법원은 설사 건물을 신축할 당시 이 사건 건물과 무허가 주택 등의 부지가 자신의 소유라고 착오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 자주점유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1999년 8월 임의경매로 인한 매각에 따라 토지 소유권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서 이 사건 건물과 무허가 주택 등이 자신의 토지가 아니라 인접한 타인 소유의 토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자인할 수 있어 그 무렵부터는 더 이상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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