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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2 (일)

[이슈체크] 반도체 쏠림의 역습…‘삼전닉스’ 무너지자 코스피 와르르

삼성전자 9%·SK하이닉스 14%대 급락
외국인 투매 속 연기금성 자금도 장중 매도 전환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코스피가 장 초반부터 급격히 밀리며 7600선까지 내려앉았다.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나란히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최근 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급락한 여파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655.32포인트(7.89%) 하락한 7648.0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7933.10으로 출발해 개장 직후부터 8000선을 밑돌았다. 오전 한때 8100선을 회복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장중 7616.33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 초반 변동성이 컸는데, 오전 09시7분3초 코스피200선물 급락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반도체와 IT대형주 중심의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지수 하락폭은 더 커졌다.

 

국내 증시를 압박한 직접적인 재료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으로 파악된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0.57%, AMD가 6.89%, 엔비디아가 1.25%, 인텔이 9.03% 하락했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는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구상 관련 보도에서 시작됐다. 블룸버그통신이 메타가 자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활용해 외부 고객에게 연산 자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이를 AI 컴퓨팅 자원의 공급 확대 신호로 받아들였다. 빅테크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반도체 수요를 떠받쳐오던 상황에서 해당 보도는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으로 해석됐다.

 

국내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크게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6% 떨어진 28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이후 종가 기준 30만원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14.57% 하락한 21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오전 10시4분 기준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3조2068억원을 순매도 했다. 같은 시간 개인은 2조7909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고, 기관은 318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기관 수급 내용을 뜯어보면 온도차가 뚜렷했다. 금융투자가 4815억원 순매수로 지수 방어에 나선 반면, 국민연금이 투자 주축인  '연기금 등'  자금은 같은 시각 1095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전체 기관이 순매수였다고 해서 장기성 자금까지 매수에 가담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연기금성 자금의 경우 장 초반에는 매수 우위였지만, 지수가 급락하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순매수로 출발했던 자금은 곧 매도 우위로 돌아섰고, 장중 한때 순매도 규모가 1700억원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일부 저가 매수가 들어오면서 오전 10시4분 기준 순매도액은 1095억원으로 축소됐다..

 

다만 연기금성 자금의 장중 매도 전환을 곧바로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도로 연결해 보기는 어렵다. 전날에도 거래소의 ‘연기금등’ 투자자군은 코스피시장에서 2180억원을 순매도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액이 지난 4월 말 기준 419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1000억~2000억원대 매도만으로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도 폭탄’이 터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연기금성 매도가 일회성에 그칠지 여부다. 당장 국민연금발 대규모 매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수가 반도체주 급락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는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조정 가능성만으로도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매도 규모와 속도는 향후 수급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민연금이 주가가 올랐다고 곧바로 팔거나, 떨어졌다고 곧장 사들이는 기관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단기 차익 실현보다 장기 운용 원칙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국내 주식 비중 조정 여부와 매도 속도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코스닥시장도 매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63포인트(6.74%) 내린 866.72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4거래일 만에 900선을 밑돌았다. 낮 12시47분께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향후 반도체주 흐름은 실적과 투자 지표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메모리 가격, 글로벌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주요 변수다. AI 인프라 투자 기조가 유지되면 낙폭 축소가 가능하지만, 투자 속도 조절 신호가 확인될 경우 반도체 중심의 국내 증시에는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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