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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3 (월)

'리스크' 파고든 대우 VS '약속' 앞세운 롯데…성수4 표심은 169대 449

양사 모두 '사업 지연 없다' 강조…총회장 설득 전략은 정반대
대우는 경쟁사 검증 집중…롯데는 계약 이행·조합원 이익 전면 배치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같은 화두를 던졌지만 설득 방식은 달랐다. 양사 모두 사업 지연 없는 추진과 최고급 단지 조성을 약속했지만, 대우건설은 경쟁사의 설계와 금융 조건을 검증하는 데 무게를 뒀고 롯데건설은 계약 이행과 조합원 이익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총회장에서는 같은 키워드를 두고 정반대의 논리가 맞붙었다. 최종 개표 결과는 롯데건설 449표, 대우건설 169표였다.

 

◇ 신뢰를 말한 대우, 계약을 말한 롯데

 

양사 대표이사의 첫 인사말은 이후 PT 전개의 방향을 예고하는 장면이었다. 두 대표 모두 사업의 성공과 책임을 약속했지만, 조합원들을 설득하는 출발점은 달랐다.

 

먼저 연단에 오른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발표 서두에서 '신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체코 원전과 가덕도신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을 언급하며 "이 같은 사업은 아무에게나 맡기지 않는다"며 "대우건설이 그 중책을 맡는 이유는 평범한 약속도 끝까지 반드시 지키는 기업이라는 믿음을 쌓아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검증하고 세계가 인정한 대우건설의 신뢰와 책임감을 이제 성수4지구에 쏟아붓겠다"며 "입주하는 그날 최고의 결과로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국책사업 수행 경험을 근거로 회사의 신뢰와 책임감을 전면에 배치했다.

 

 

반면 오일근 롯데건설 대표는 "제안서 그대로 선정 즉시 계약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오 대표는 대표이사 명의 확약서와 공증 사실을 직접 언급하며 "제안서의 모든 약속을 계약서에 담겠다"고 방점을 찍었다. 이어 르엘 브랜드와 롯데그룹의 지원을 설명한 뒤 "말이 아닌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논어의 '언필신 행필과(言必信 行必果)'를 인용하며 "말에는 반드시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며 "대표이사로서 모든 약속을 끝까지 책임지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두 대표 모두 사업의 성공과 책임을 약속했지만 설득의 출발점은 달랐다. 김 대표는 대형 국책사업 수행 경험을 근거로 회사의 신뢰를 제시했고, 오 대표는 계약 이행과 대표이사 확약, 공증 등을 앞세워 약속의 실행력을 부각했다. 이러한 차이는 곧바로 이어진 PT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 "왜 안 되는가"와 "왜 우리인가"

 

대표이사 인사말에서 드러난 차이는 본격적인 PT에서 더욱 선명해졌다. 양사 모두 사업 지연 없는 추진과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강조했지만, 이를 설득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대우건설은 성수4지구 사업의 핵심을 일반분양 수익 극대화에 뒀다. 조합 사업비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일반분양 가치를 높여 추가 분담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를 위해 필로티를 높여 한강 조망 세대를 확대하고, 일반분양 세대의 층고와 서비스 면적을 늘리는 등 설계 특화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세계적인 건축가와 조경 설계사 협업, 프라이빗 커뮤니티, 호텔급 서비스 등도 같은 맥락에서 제시했다.

 

다만 PT의 상당 부분은 경쟁사 검증에 할애됐다. 롯데건설의 금융 조건과 계약서 반영 여부, 추가 이주비 조달, 연대보증, 설계 실현 가능성 등을 잇달아 거론하며 사업 지연 가능성을 제기했다. 청량리8구역 사례와 건축법, 입찰지침 등을 근거로 경쟁사 주장을 하나씩 반박하는 데도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았다. "준비가 안 된 회사는 비방만 한다"고까지 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롯데건설은 경쟁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조합원이 얻게 될 실질적인 이익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배분했다. 공사비와 금융 조건, 서비스 면적, 특별 제공 품목, 일반분양 수익 등을 세대당 이익으로 환산해 제시했고, '1499억원', '세대당 약 2억원', '세대당 약 53억원' 등 구체적인 수치를 반복하며 사업 조건의 차이를 강조했다.

 

또 대표이사 명의 확약서와 공증을 근거로 "제안서의 모든 내용을 계약서에 그대로 반영하겠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이어 르엘 브랜드 경쟁력과 청담 르엘 사례를 제시하며 브랜드 가치가 향후 자산가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대우건설 설계안에 대해서는 최고 높이와 통합심의, 인허가 가능성 등을 문제 삼으며 "실현 가능한 설계"라는 점을 내세웠다.

 

결국 양사는 모두 사업 지연과 사업 안정성을 핵심 화두로 꺼냈지만 접근 방식은 달랐다. 대우건설은 경쟁사의 사업 리스크를 설명하는 데 무게를 뒀고, 롯데건설은 계약 이행과 조합원이 얻게 될 이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같은 총회장에서 같은 키워드를 사용했지만 PT를 풀어가는 논리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 같은 단어, 다른 논리…449대 169의 결말

 

흥미로운 점은 양사가 총회 내내 반복한 핵심 키워드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업 지연 없는 추진, 계약 이행, 브랜드 가치, 한강 조망, 사업비와 조합원 이익 등 주요 화두는 거의 같았다. 그러나 같은 키워드를 풀어내는 방식은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경쟁사의 설계와 금융 조건, 계약 내용 등을 검증하며 '왜 상대 제안이 위험한지'를 설명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반면 롯데건설은 계약 이행과 브랜드 가치, 조합원이 얻게 될 실질적인 이익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며 '왜 롯데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약 30여 분씩 이어진 PT는 단순한 사업 설명회가 아니라 서로의 제안을 검증하는 공개 토론에 가까웠다. 조합원들은 발표 자료를 촬영하고 메모하며 양측의 설명을 끝까지 비교했다. 결국 총회장에서는 '왜 안 되는가'와 '왜 우리인가'라는 두 개의 설득 방식이 끝까지 맞붙었고, 최종 개표 결과는 롯데건설 449표, 대우건설 169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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