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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5 (토)

MLCC부터 실리콘캐패시터까지…삼성전기, ‘AI 다크호스’로 부상

MLCC 핵심 원자재 자체 개발·제조 가능…초격차 기술력으로 시장 선점
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용 실리콘캐패시터 등 신규 먹거리 눈독

 

(조세금융신문=김필주 기자) 글로벌 AI 산업 급성장에 따른 수혜로 인해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의 주가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로봇, 에너지·전력, 소부장(소재·부품·장비), SW(소프트웨어) 등 여타 AI 관련 주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 중이다.

 

이같은 움직임 속에서 최근 증권가 및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곳이 삼성전기다. 삼성전기를 처음 접하는 ‘주린이(주식초보자)’ 등을 비롯한 초보 투자자들은 사명에 포함된 ‘전기’ 단어만 보고 삼성전기를 전력(電) 관련 회사로 오해하곤 한다.

 

하지만 삼성전기의 사명 중 ‘전기’는 전자(電, Electro)와 기계(機, Mechanics)의 합성어로, 전자·기계 기술을 융합해 부품을 만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가전제품, 전기차 등 여러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MLCC,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의 핵심 전자부품을 개발·생산하는 글로벌 업체다.

 

MLCC 등에 대한 보유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관련 주에 속한 삼성전기의 주가는 올해 1월 2일 주당 27만원을 기록했고 6개월여 만인 지난 6월 12일 171만4000원까지 폭등했다.

 

증권가 역시 AI 시장 성장에 따른 MLCC·패키지 기판 호황 기대감으로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했다.

 

이중 대신증권은 지난 6월 초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주당 240만원으로 상향조정하면서 ▲FC BGA(Flip Chip–Ball Grid Array, 고밀도 패키지 기판) 투자 확대 ▲MLCC 가격 인상 ▲실리콘 캐패시터의 추가 고객 확보 여부 ▲로봇 사업 확대 등을 삼성전기에 대한 주요 투자 포인트로 선정했다.

 

당시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서버 및 데이터센터향 FC BGA 공급은 일본 이비덴, 한국의 삼성전기, 대만의 유니마이크론에 의존된 상황”이라며 “이비덴의 경우 엔비디아와의 협력 대상인 점을 반영하면 구글·아마존·브로드컴·퀄컴 등 다수의 빅테크는 삼성전기를 핵심 협력 대상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삼성전기의) MLCC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고 추가적인 이익 상향 가능성도 존재한다. AI서버 및 구글 TPU 등 영역에서는 이미 일본 무라타를 넘어선 점유율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로봇 분야도 FC BGA와 MLCC의 채택 수량 증가가 동반되면서 (삼성전기는)로봇의 성장 흐름에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삼성전기를 바라보는 시장의 관심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조세금융신문’은 삼성전기의 핵심사업, 미래전략 등을 집중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AI 서버용 MLCC, 삼성전기 등 일부 소수 업체만 생산 가능

 

삼성전기는 ▲수동소자(MLCC, Inductor, Chip Resistor 등)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생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카메라 모듈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등이 3대 핵심사업부로 구성됐다.

 

이중 컴포넌트 사업부의 주력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 Multi-Layer Ceramic Capacitor)는 전기를 저장한 뒤 AP·CPU·GPU 등 반도체 능동부품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MLCC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제품 크기는 작으면서 저장할 수 있는 전기의 용량을 크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유전체(Dielectric, 에너지저장 가능한 절연물질)와 전극을 얇게 만드는 재료기술, 간섭 없이 균일하게 층을 쌓을 수 있는 제조기술이 핵심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당사의 MLCC는 고온(150℃), 고전압(2000V), 충격, 높은 습도에도 견딜 수 있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회사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MLCC 핵심 기술인 세라믹 원재료를 직접 개발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소수다. 삼성전기는 부산사업장에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버 내 순간적인 전력 변동은 성능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AI 서버 환경에서 안정적인 전력 제어를 담당하는 MLCC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MLCC 탑재 수량이 10배 이상 많은데 제한된 실장 면적과 AI 서버 내 고온, 고전압 등 극한 환경으로 인해 초소형, 고신뢰성 MLCC가 요구된다”며 “따라서 AI 서버용 MLCC는 진입 장벽이 높아 소수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현재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반도체 기판 및 카메라 모듈 관련 핵심기술 다수 보유

 

패키지솔루션 사업부가 제조·생산하는 반도체 기판은 반도체와 메인기판 간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칩은 메인기판과 서로 연결돼야 작동하는데 메인기판의 회로는 반도체보다 미세하게 만들기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 사이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이 필요한데 이것이 반도체 기판이다.

 

한정된 반도체 기판 면적 내에 많은 회로를 만들기 위해선 한 면만이 아닌 4층, 6층, 8층, 10층 등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때 층간에도 회로가 연결돼야 하기에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금 과정을 거친다. 각 층들을 연결해주는 구멍을 비아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80u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um의 구멍을 오차 없이 정확히 뚫어야 해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 삼성전기는 세계 최고 수준인 A4용지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인 10um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반도체 기판 제조·생산을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당사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 비아(Via) 형성 기술과 미세회로 형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초대면적화 기술, 초고층화 기술, 수동소자 부품을 패키지 기판 내에 내장하는 기술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반도체의 성능을 배가시키는 EPS 등 차세대 반도체 기판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확보해 고객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스마트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카메라 모듈을 생산 중이다.

 

카메라 모듈은 고화질, 소형·슬림화 및 저전력화, 고강성 등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데 삼성전기는 렌즈(Lens), 액추에이터(Actuator, 카메라 손 떨림 보정 수행), PCB(인쇄회로기판) 등의 핵심부품을 직접 설계·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최신기술을 기반으로 삼성전기는 ▲세계 최초 7p 렌즈 양산 ▲세계 최초 폴디드 카메라 모듈(Folded Camera Module)용 D-cut 렌즈 양산 ▲광학·광기구 설계→금형 설계·제작→렌즈 사출·조립까지 일관 생산 체계 구축 ▲고신뢰성 및 고정밀 볼 가이드(Ball Guide) 구조의 액추에이터 ▲두께 저감을 위한 PCB 박판화 구조 등을 완성해 차별화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 신규 사업 역량 집중 및 기존 PC·스마트폰 중심 체제 AI·자율주행으로 전환

 

이밖에 삼성전기는 실리콘캐패시터, 글라스 기판 등 신규 사업의 글로벌 진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캐패시터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초소형·고성능 캐패시터로, AI 서버용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부품이다.

 

글라스(유리)기판은 기존 유기물(플라스틱)기판과 비교해 압도적인 평평함, 우수한 내열성, 전기적 안정성 등을 보유해 반도체 칩을 올리는 패키징 과정에서 요구되는 고온(섭씨 200~300도 이상) 공정을 견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업무상 비밀 계약(NDA)으로 인해 구체적인 정보를 밝힐 순 없지만 최근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면서 “더불어 글라스 기판은 세종사업장에서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를 대상으로 샘플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삼성전기는 작년 일본 스미토모화학 그룹과 글라스 기판의 핵심 부품인 글라스코어(Glass Core) 제조 합작법인 설립 MOU를 체결한 데 이어 글라스 기판 홀 도금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1위 표면처리기업 익스톨(EXTOL)에 대한 투자도 단행했다”며 “삼성전기는 오는 2027년 이후 글라스 기판 양산 목표와 함께 스마트폰·PC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과감히 전환해 AI·자율주행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 AI 산업 성장 수혜로 실적 우상향…주력 제품 MLCC 수요 급증

 

AI 산업 성장에 따른 MLCC 등의 수요 증가로 인해 삼성전기의 최근 3년간 매출 및 영업이익은 우상향하는 추세다.

 

연결기준 삼성전기의 매출은 2023년 8조 8924억원, 2024년 10조 2941억원, 2025년 11조 3145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같은시기 영업이익 역시 6605억원, 7350억원, 9133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올해 1분기 매출(연결기준) 및 영업이익은 3조2091억원, 280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 11% 각각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각 사업부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컴포넌트 사업부 44%, 패키지 사업부 23%, 광학솔루션 사업부 34%다. 영업이익 비중은 컴포넌트 사업부 59%, 패키지 사업부 20%, 광학솔루션 사업부 21%로 컴포넌트 사업부의 수익성이 도드라졌다.

 

또한 회사는 2022년 5771억원, 2023년 5558억원, 2024년 6663억원, 2025년 7870억원 등 최근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회사의 MLCC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지난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모두 2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같은 시기 카메라모듈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23%인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전자·반도체 산업 전문 시장 조사·컨설팅 업체 프리스마크(Prismark)에 의하면 삼성전기의 패키지기판 점유율은 2024년 16%, 2025년 15%, 올해 1분기 15% 수준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 하반기는 AI·데이터센터 투자확대 지속, 자율주행 고도화 등에 따라 AI·서버·네트워크, 전장용의 수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MLCC와 FC BGA 시장은 AI·데이터센터용 등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타이트한 수급 상황이 더욱 심화되면서 장기공급 계약 확대 및 평균 판매가격 상승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에 올 하반기에는 더욱 큰 폭의 실적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대규모 투자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 따른 로보택시 도입 가속화, 휴머노이드 현장 배치 본격화 등 전자부품 채용 확대 기회를 적극 활용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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