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수도권 외곽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축소한다. 비규제지역 역시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최대 3억원으로 제한한다. 이번 조치는 KB국민은행의 자체 여신 관리 방안으로, 현재 다른 시중은행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7월 6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0% 상승했고, 경기도는 0.23% 올라 전주(0.19%)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관망세가 이어졌지만 개발 기대감이 있는 역세권과 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어졌고, 경기도 역시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경기 지역에서는 화성 동탄구가 1.29%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승률은 최근 2.22%, 1.65%, 1.46%, 1.29%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수원 영통구(1.19%), 구리시(0.64%), 용인 기흥구(0.56%), 성남 분당구(0.48%), 성남 중원구(0.45%), 광명시(0.44%) 등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출 문턱이 높아질 경우 수도권 외곽으로의 실수요 이동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소장은 "서울은 3억원 대출만으로는 집을 매수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며 "결국 실수요자들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수도권 외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동탄의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해서 시장이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수요가 수원 영통이나 용인 기흥, 구리 등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는 성남 중원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특히 성남 중원구를 주목했다. 그는 "중원구는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빠르게 늘고 있고 수인분당선과 지하철 8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서울 접근성도 우수하다"며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실수요 유입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이번 대출 한도 축소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면서도 현재 수도권 외곽 강세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양 전문위원은 "서울 외곽 집값이 오른 배경에는 전세 물량 부족으로 매매로 전환한 수요와 기존 6억원까지 활용할 수 있었던 대출 여건이 함께 작용했다"며 "대출 한도가 3억원으로 축소되면 서울은 물론 서울 외곽에서도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만큼 실수요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국민은행이 먼저 발표했지만 이미 은행권 전반적으로 대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른 금융회사들도 자체적으로 대출을 강화하거나 한도를 축소할 경우 시장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KB국민은행의 이번 조치만으로 시장 변화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번 부동산원 통계는 KB의 대출 한도 축소 시행 이전에 조사된 자료인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성남 중원과 시흥, 안산 등 수도권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번 대출 한도 축소 조치가 실수요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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