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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목)

[예규·판례] 필레로 돌아온 고등어…해외임가공 감면 가능할까

수출 통고등어 필레로 재수입…품목번호 불일치로 관세 다툼
조세심판원 "가공 경로 입증되면 해외임가공 감면 가능"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수출 당시 물품은 손질 전 냉동 고등어 원물이었으나, 중국에서 가공을 거쳐 머리, 내장, 뼈가 제거된 고등어 필레로 재수입됐다. 수입업체는 해외임가공물품 관세 감면을 신청했지만, 세관은 가공 전후의 품목번호(HSK) 10단위가 다르고 물품의 동일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를 반려했다.

 

사건은 한 업체가 2025년 9월 15일 중국 소재 가공업체와 냉동 고등어의 손질과 가시 제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가공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업체는 같은 달 22일 냉동 고등어 23,265kg(HSK 제0303.54-0000호)을 중국으로 수출하며 수출신고서에 ‘위탁가공을 위한 원자재 수출’로 명시했다. 이후 10월 26일 가공을 마친 고등어 필레 10,000kg(HSK 제0304.89-9000호)을 재수입하며 관세 감면을 신청했다.

 

그러나 세관은 10월 30일 감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관세를 부과했다. HSK 10단위 품목번호가 일치하지 않고, 제출된 서류만으로는 두 물품의 동일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업체는 가공 및 재수입 사실을 서류로 입증할 수 있다며 지난해 12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관세법에 따르면 가공을 목적으로 수출한 물품이 재수입될 때 원칙적으로 HSK 10단위 품목번호가 같아야 관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다만 제품의 특성 등을 통해 수출 물품과의 동일성을 세관장이 확인할 수 있다면 예외적으로 감면이 허용된다. 결국 이번 사건의 쟁점은 품목번호의 불일치를 넘어, 수입된 필레가 수출된 고등어와 동일한 물품인지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에 집중됐다.

 

◆ 첫 번째 쟁점: 품목번호 불일치 시 감면 배제 여부

 

세관은 관세 감면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했다. 수출된 고등어(제0303호)와 수입된 필레(제0304호)의 품목번호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원칙적인 감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등어는 외관만으로 원산지 구분이 어렵고, 중국 가공업체가 타사 물량을 취급하며 다른 원재료가 섞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반면 업체 측은 "원물의 형태가 바뀌는 임가공 특성상 품목번호 변경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했다. 품목번호가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감면을 배제한다면, 물품의 특성으로 동일성을 인정하는 법적 예외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다는 지적이다.

 

◆ 두 번째 쟁점: 서류가 증명한 객관적 일치 여부

 

감면 적용의 향방을 가른 것은 결국 수출 물품과 수입 물품 간의 일치 여부였다. 업체가 선적 후 중국 가공업체에 통보한 선하증권(B/L) 번호와 컨테이너 번호는 중국 측 '가공일보'에 그대로 기재됐다. 특히 가공일보상 원재료 투입량 합계는 수출된 고등어의 순중량(23,265kg)과 일치했고, 제품 생산량 합계 역시 재수입된 필레 중량(10,000kg)과 같았다.

 

중국 해관 수출입 신고서에도 동일한 등록번호가 적혀 있었고, 위생증명서에는 제조 원재료의 원산지가 '대한민국'으로 명시됐다. 업체는 공장 입고부터 실제 가공, 재선적에 이르는 전 과정의 사진도 함께 제출해 실물 거래의 흐름을 입증했다.

 

◆ 세 번째 쟁점: 증빙 서류의 신빙성과 날짜 불일치

 

세관은 서류의 날짜 불일치를 근거로 가공일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생산일자 증명서에는 고등어 필레가 '10월 8일'에 생산된 것으로 기재됐으나, 가공일보에는 '10월 6일~8일'에 걸쳐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기록돼 날짜가 다르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업체는 두 서류의 기록 기준이 다를 뿐이라고 소명했다. 가공일보는 원물 해동부터 전처리, 급속냉동 및 포장까지의 '전체 공정'을 일자별로 기록한 것이고, 생산일자 증명서는 완제품 검수가 '최종적으로 끝난 날'을 기준으로 했다는 설명이다.

 

◆ 조세심판원 “관세 부과 처분 취소…업체 주장 합리적”

 

조세심판원은 수입업체의 손을 들어주며 세관의 관세 부과 처분을 취소했다. 심판원은 중국 가공업체의 가공일보에 기재된 B/L 번호 및 컨테이너 번호의 일치, 원료 투입량과 제품 생산량(수율)의 정확한 부합을 핵심 근거로 삼았다.

 

여기에 업체가 수출입 단계에서 위탁가공 사실을 일관되게 신고한 점, 중국 해관 위생증명서에 한국산 원산지가 명시된 점 등을 종합할 때 수입된 필레를 국내에서 수출한 냉동 고등어에서 가공된 물품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참고 심판례: 2026관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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