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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목)

[예규·판례] 배우자에 아파트 넘겼는데…증여세 취소된 이유

세무서 "배우자 증여" 판단…증여세 5620만원 부과
법원 "부부간 명의신탁 인정…실질 증여 아니다"
"부동산실명법 위반돼도 곧바로 증여세 대상 아냐“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배우자 앞으로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했더라도 실제 증여가 아닌 명의신탁이라면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부 사이 부동산 명의 이전이 실제 재산을 무상으로 넘긴 증여가 아니라 명의만 맡긴 '명의신탁'으로 인정된다면 증여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납세자 A씨가 관할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세무서가 부과한 증여세 5620만4400원(가산세 포함)을 취소하고 소송비용도 피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배우자 B씨로부터 증여를 원인으로 아파트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이후 세무서는 해당 아파트의 시가를 8억5000만원으로 평가하고 A씨가 배우자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은 것으로 판단해 증여세를 부과했다. A씨는 조세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재판에서 배우자인 B씨가 법무법인을 운영하면서 구성원 변호사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대비하기 위해 아파트 명의만 자신 앞으로 이전한 것일 뿐 실제 증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세무서는 부부가 제출한 부동산 명의신탁 약정서가 소유권 이전등기 이후 작성된 만큼 사후에 만든 문서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약정서가 과세예고 통지 이전 작성됐고, 등기 후 약 50일 뒤 작성된 점도 부부 관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약정서 작성 당시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점 등을 근거로 약정서의 신빙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명의신탁재산 증여의제 규정은 이 사건과 같은 부동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배우자가 실제로 아파트를 증여했다고 볼 만한 별도의 사정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봤다.

 

또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도 부부간 명의신탁은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배우자 명의로 등기했다고 해서 특별히 조세가 경감됐다고 보기 어렵고, 소유권 이전 당시 강제집행이 임박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곧바로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부동산실명법에 따른 제재 여부와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증여세 과세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배우자 간 부동산 소유권 이전이라는 형식만으로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 재산이 무상 이전됐는지 여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판결이 부부간 명의신탁 자체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명의신탁이 부동산실명법 위반에 해당할 경우에는 과징금 등 별도의 행정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2025-구합-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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