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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1 (화)

마트선 4980원, 정부는 1200억 투입…수입계란의 '비싼 진실' [유통노믹스]

7~8월 추가 수입 2억 개에 997억 원 투입
국내 생산 회복 전까지 5~6% 단기 방어막
美 오하이오산 막히자 태국·브라질로 수입선 다변화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수입 신선란 한 판(30개입)에 4980원. 지난 19일 이마트 매대에 붙은 가격표다. 같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국산 1등급 특란 한 판(1만198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6월 국산 특란 평균 소비자가격(7481원)과 비교해도 33%나 저렴하다.

 

겉보기엔 수입산 계란이 월등히 싼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대규모 공적 재정을 투입해 표면적인 소매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춘 ‘정책 가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2억 개 수입에 997억 책정

 

수입란은 현지 농장에서 국내 매대까지 오는 과정에 상당한 부대비용이 붙는다. 신선도를 유지하려면 저온 유통망(콜드체인)이 필수다. 긴급 물량은 운임이 비싼 항공편으로 실어 온다. 통관과 동물검역, 식품위생검사를 거쳐 한글 라벨을 붙이고 국내 규격에 맞춰 재포장하는 비용까지 추가된다. 정부는 이런 제반 비용과 수입 원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금을 투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계란값 안정을 위해 8월까지 투입할 계획인 예산은 총 1212억 원이다. 단일 농산물의 단기 수급 조절용으로는 이례적인 규모다. 1월부터 7월 초까지 3139만 개를 수입하는 데 215억 원을 집행했고,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2억 개를 추가 수입하기 위해 997억 원의 국고를 별도 편성했다.

 

추가 사업비 997억 원을 계획 물량 2억 개로 단순 환산하면 계란 한 개당 투입되는 예산은 약 498.5원이다. 30개들이 한 판 기준 1만4955원으로, 소비자 판매가(4980원)의 3배에 육박한다. 다만 이는 전체 사업비를 물량으로 나눈 산술값으로, 개별 계란의 실제 원가나 정부의 순재정 부담액과 일치하는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산란업계 등에 따르면 항공 운임과 재포장비 등이 더해져 실제 반입 비용은 한 판당 최대 2만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 7월 예상 생산량 기준 ‘나흘 치’

 

정부가 7~8월에 걸쳐 들여오기로 한 2억 개는 외형상 막대해 보인다. 하지만 7월 예상 국내 생산량과 비교하면 한계가 뚜렷하다. 농식품부 전망치인 7월 국내 하루 계란 생산량(4900만 개)으로 나누면 약 4.1일 치에 불과하다. 구조적인 수급 불안을 영구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공급이 빠듯한 시기에 물량을 보태는 단기 완충책에 가깝다.

 

실제 공급 계획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대형마트와 제과업계 등에 매주 2000만 개씩을 푼다는 계획이다. 하루 평균 약 286만 개로, 전체 7월 예상 하루 생산량의 5.8% 수준이다. 이 5~6% 안팎의 추가 물량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투입해 가격 상승 압력을 방어하는 구조다.

 

최근 계란 공급이 급감한 주된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산란계(알 낳는 닭)의 대규모 살처분이다. 지난해 말 이후 전체 산란계의 13.7%에 달하는 1134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그 여파로 올 6월 하루 생산량은 전년 대비 3.3% 줄었고, 소비자가격은 6.7% 올랐다.

 

양계업 특성상 닭을 축사에 새로 들여와도 단기간에 공급이 회복되진 않는다. 산란계는 입식 후 약 18주가 지나야 알을 낳기 시작하고, 24주가 경과해야 생산이 안정 궤도에 진입한다. 결국 현행 대규모 수입 정책은 9월 이후 국내 생산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발생하는 공급 공백을 막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시간을 버는’ 고육지책이다.

 

 

◆ 美 오하이오주 수입 막히자 태국·브라질로 다변화

 

가축전염병 리스크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도 이뤄졌다. 기존 주요 수입처였던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AI가 발생해 해당 지역산 물량 수입이 중단되자, 정부는 태국산 계란 224만 개를 항공편으로 긴급 도입했다. 민간 차원이 아닌 정부 주도로 태국산 신선란을 수입한 첫 사례다. 이후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검역을 마친 브라질산 물량까지 들여오며 공급망을 남미로 넓혔다.

 

이러한 수입국 확대는 공급 위험을 여러 국가로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신선란 수입 자체가 수출국의 질병 발생 현황, 까다로운 위생·검역 조건, 항공 운송 능력 등 국내에서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에 크게 좌우된다는 구조적 제약도 뚜렷하다. 단기 수입 정책만으론 계란값의 근본적 안정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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