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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목)

[예규·판례] 대법 "지연배상금 청구…착공 전 지연된 건 공사정지 아냐”

공사정지 지연배상금 약정 적용 여부 쟁점…2심·대법 "개념상 확연히 구별"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대법원이 '발주처 귀책으로 착공이 수년간 미뤄져 손해를 입었더라도 계약서상 '공사 정지'에 관한 배상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건설사들은 공사계약에서 정한 ‘공사정지에 따른 지연배상금’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해당 조항이 공사를 시작한 뒤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5월 29일 A사 등 건설사들이 공사 발주기관의 책임으로 공사 착공이 장기간 늦어졌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2026다20079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실관계를 보면 LH는 경기 화성 지역에서 진행된 공사의 발주기관이고, A사 등은 공사를 도급받은 건설사들로, A사 등은 2009년 12월 9일 LH와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4일 착공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LH의 사업부지 확보 등 관련 절차가 늦어지면서 실제 공사는 장기간 시작되지 못했다.

 

A사 등은 현장관리인을 배치하고 지장물 조사와 현황 측량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LH도 2012년부터 여러 차례 현장관리 방안을 통보하거나 착공을 준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LH는 2015년 8월 10일 A 사 등에 착공을 요청했고, A 사 등은 같은 달 24일 공사를 시작해 2021년 6월 30일 공사를 마쳤다. LH는 계약에서 정한 공사대금을 모두 지급했다.

 

이후 A사 등은 LH의 책임으로 착공이 늦어졌다며 공사계약 일반조건 제47조 제4항이 근거로 약 98억5,800만원의 지연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조항은 발주기관의 책임 있는 사유로 공사가 정지된 기간이 60일을 넘으면 잔여 계약금액과 초과일수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지연배상금을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1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조항이 착공 지연에도 적용된다고 판단한 것. 1심은 “발주기관의 책임으로 공사를 수행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착공 전후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다만 A사 등이 실제 공사에 착수하기 전이어서 손실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지연배상금을 절반으로 깎아 LH가 A사 등에 약 49억2,9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해당 조항이 착공 후 진행 중이던 공사가 정지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보고 1심 판결 중 LH 패소 부분을 취소했다. 착공신고서 제출이나 지장물 조사, 현황 측량 등은 본격적인 착공에 앞선 준비행위에 불과하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공사가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규정으로 보이는 점, 착공 지연과 착공 후 공사 정지는 개념상 확연히 구별되는 점 등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이같이 판단한 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해당 조항은 문언상 공사가 착공돼 진행된 것을 전제로 했다는 점이 명백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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