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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3 (목)

[예규·판례] 광산서 캔 ‘히말라야 핑크 소금’…천연 암염 부가세 면세될까

세관 “자연 상태보다 법적 분류 우선…암염은 ‘기타 소금’”
업체 “물리적 가공만 거친 천연 암염…면세 배제 불합리”
조세심판원 “면세 요건 충족 못 해…과소신고가산세만 감면”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히말라야 핑크 소금’은 흔히 천연 식재료의 대명사로 불린다. 수입업체는 이 물품이 화학적 가공 없이 세척·건조·분쇄 등 물리적 공정만 거친 ‘천연 암염’인 만큼, 부가가치세법상 면세 대상인 미가공식료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부가세를 내지 않고 통관했다.

 

그러나 세관은 자연 상태에 얼마나 가까운지가 아니라, 법령상 어떤 종류의 소금으로 분류되는지에 주목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사건은 한 수입업체가 2020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해외 업체로부터 5차례에 걸쳐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수입하면서 시작됐다. 업체는 이 물품을 HSK 제2501.00-1010호로 신고해 관세 기본세율 1%를 적용했고, 부가세는 면세로 신고했다.

 

처음에는 신고가 그대로 수리됐다. 하지만 부산세관이 2025년 쟁점 물품을 부가세 면제 대상인 미가공식료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세관은 기존 처분의 절차상 하자를 바로잡은 뒤, 제척기간이 지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에 대해 부가세와 가산세를 다시 경정·고지했다. 업체는 물리적 가공만 거친 천연 암염은 면세 대상이라며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부가세법은 가공되지 않은 식료품의 수입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한다. 원생산물의 본래 성질이 변하지 않는 정도의 1차 가공을 거친 식료품도 면세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소금은 면세 범위가 별도로 정해져 있다. 시행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른 ‘천일염과 재제소금’만 면세 소금으로 인정한다. 그렇다면 화학적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천연 암염은 왜 이 혜택을 받지 못했을까.

 

◆ 첫 번째 쟁점: 천연 암염이면 모두 면세 대상인가

 

세관은 면세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령이 면세 소금을 염전에서 해수를 자연 증발시켜 얻는 ‘천일염’과 원료 소금을 물에 녹여 여과·재결정한 ‘재제소금’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암염이나 호수염 등을 식용에 적합하게 가공한 소금은 식품 기준상 ‘기타 소금’으로 분류된다. 실제 쟁점 물품의 외포장과 수입신고확인증에도 식품유형이 ‘기타 소금’으로 적혀 있었다.

 

반면 업체는 법령상의 명칭보다 실제 성분과 제조공정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쟁점 물품은 채굴 후 세척, 1·2차 건조, 분쇄·선별, 금속탐지·이물질 제거, 포장 등의 공정을 거쳤다. 업체는 이들 공정이 모두 크기를 조정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물리적 작업일 뿐, 화학물질을 첨가하거나 소금의 본질을 바꾸는 가공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염화나트륨 함량도 98.92%에 달하는데, 단지 염전에서 생산하지 않고 광산에서 채굴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세관은 소금의 순도나 가공 정도만으로 면세 여부를 가릴 수 없다고 맞섰다. 천일염은 원료와 생산방식까지 법령에 정해져 있어 암염과 동일하게 볼 수 없고, 히말라야 암염은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국세청 회신도 있다는 설명이다.

 

◆ 두 번째 쟁점: 통관 수리만으로 면세를 믿을 수 있나

 

세금 혜택을 가른 또 다른 요인은 세관의 통관 수리가 갖는 법적 효력이었다.

 

업체는 신의성실과 신뢰보호 원칙을 주장했다. 쟁점 물품을 수차례 부가세 면세로 신고했고, 특히 1건은 세관 직원이 직접 현품검사까지 마친 뒤 수리했으므로 면세가 정당하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수년 뒤 과세로 입장을 바꾼 것은 납세자의 신뢰를 저버린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세관은 수입신고 수리만으로 부가세 면세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신고를 접수하고 물품 반출을 허용한 사실행위일 뿐, 면세를 약속한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외포장과 수입신고확인증에 ‘기타 소금’이라고 표시돼 있었으므로, 업체도 천일염이나 재제소금과 다른 유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 세 번째 쟁점: 사전세액심사 오류에도 과소신고가산세를 내야 하나

 

업체는 부가세가 과세되더라도 가산세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물품의 종류·성분·포장 상태를 숨김없이 신고했고, 세관도 면세 여부를 사전에 심사한 뒤 통관을 허용했다는 이유였다. 세관조차 현품검사 과정에서 과세 여부를 가려내지 못했는데 일반 수입업체에 더 정확한 법령 해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국내 판매 때도 부가세를 별도로 받지 않아 경제적 이익을 얻지 않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세관은 면세 대상 소금이 법령에 명확히 규정돼 있고 업체도 쟁점 물품이 ‘기타 소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단순한 법령 오해만으로 가산세를 면제할 수 없다고 맞섰다.

 

다만 관세법에는 일반적인 신뢰보호와 별도로 적용되는 가산세 감면 규정이 존재했다. 관세나 내국세 감면을 신청한 물품은 수입신고 수리 전 세액심사 대상이다. 세관이 이 과정에서 감면 대상이나 감면율을 잘못 적용해 부족세액이 발생하면 과소신고가산세를 감면하도록 규정돼 있다.

 

◆ 조세심판원 “암염 부가세 부과 정당…과소신고가산세는 감면”

 

조세심판원은 부가세 부과 처분은 정당하다고 봤다. 시행령이 미가공식료품으로 인정되는 소금을 식품 기준상 ‘천일염과 재제소금’으로 명확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쟁점 물품이 순도가 높고 화학적 가공을 거치지 않은 천연 암염이라 하더라도 법령에 열거된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 이상 면세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신뢰보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입신고 수리는 물품 반출을 허용한 사실행위일 뿐 공적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외포장 등에 ‘기타 소금’이라고 표시돼 있어 업체가 천일염이나 재제소금과의 차이를 몰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과소신고가산세는 달리 결정했다. 쟁점 물품은 수입신고 수리 전 세액심사 대상이었고, 세관이 실제로 부가세 면제 여부를 심사한 뒤 신고를 수리한 사실이 인정됐다. 심판원은 사전세액심사 대상 물품의 감면 여부를 세관이 잘못 적용한 경우 과소신고가산세를 감면하도록 한 관세법 규정이 적용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부가세 본세는 유지하되 과소신고가산세를 감면하도록 세액을 경정하고, 나머지 심판청구는 기각했다.

 

[참고 심판례: 2026관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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