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28.6℃구름많음
  • 강릉 23.5℃흐림
  • 서울 29.1℃구름많음
  • 대전 29.2℃구름많음
  • 대구 30.2℃맑음
  • 울산 29.8℃맑음
  • 광주 29.9℃구름많음
  • 부산 30.2℃맑음
  • 고창 29.9℃구름많음
  • 제주 28.8℃구름많음
  • 강화 28.2℃구름많음
  • 보은 26.5℃흐림
  • 금산 28.3℃구름많음
  • 강진군 29.2℃구름많음
  • 경주시 30.5℃맑음
  • 거제 28.6℃맑음
기상청 제공

2026.08.14 (금)

[이슈체크] 증시 흔들리자 다시 뜨는 예금…‘특판 경쟁’의 이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신호에 수신 유치전…예금 늘수록 조달비용 부담도 커져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면서 금융권의 예금 유치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시중은행은 연 3%대, 저축은행은 연 4%대 정기예금을 앞세워 대기자금 확보에 나섰다. 판매 한도와 가입 대상을 세분화한 특판 상품 출시도 잇따르면서 금융권의 수신 경쟁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했다.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금융안정 위험도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확인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 두 달치보다 더 몰렸다…정기예금잔액 20일 새 14조↑

 

시장금리가 오르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 정기예금 잔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963조5461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 949조3998억원보다 14조1463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과 6월 두 달간 늘어난 정기예금 잔액이 총 12조2164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 들어 20일 동안 발생한 증가 폭이 직전 두 달의 증가액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의 투자자예탁금은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서 투자자예탁금은 이달 1일 120조837억원에서 20일 112조5190억원으로 약 7조6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과 증시 대기자금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셈이다.

 

다만 두 통계만으로 증시에서 빠진 자금이 모두 은행 예금으로 이동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수와 출금, 다른 금융상품으로의 이동에 따라 줄어들 수 있고 정기예금 증가분에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과 기관 자금도 포함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 “투자자예탁금 감소와 정기예금 증가는 집계 대상과 자금 범위가 달라 두 수치를 그대로 연결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금금리가 오르면서 원금 보장 상품의 상대적인 매력이 높아진 만큼 개인 대기자금 일부가 예금으로 재배치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 은행권, 한도·대상 좁힌 특판으로 수신 확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일괄 인상하는 대신 판매 한도와 가입 대상, 우대 조건을 세분화한 특판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고금리를 적용하는 자금 규모를 제한하면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기존 고객의 이탈도 막으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7일 총 2조원 한도의 ‘2026-1차 공동구매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가입기간은 6개월과 12개월이며 가입금액은 1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이다. 12개월 상품은 전체 판매금액이 1000억원 이하이면 연 2.80%, 1000억원을 넘으면 연 2.90%를 적용한다. 또한 KB청년도약계좌 해지 고객 중 이 예금 가입 당시 해당 계좌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연 0.40%p의 이벤트 금리를 더해 최고 연 3.30%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만 50세 이상 고객을 겨냥했다. ‘신한 SOL메이트 정기예금’ 5차 특별판매 물량은 3000억원이다. 기본금리는 연 3.30%이며 공적연금이나 사적연금 입금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연 3.50%가 적용된다. 가입 대상을 시니어층으로 한정했지만 반복적으로 한도가 소진되면서 추가 판매로 이어졌다.

 

일부 은행은 기존 예금상품의 금리도 조정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12개월 기준 금리를 연 3.85%에서 3.95%로 올렸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주요 예·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연 3.20% 수준으로 인상했다.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한도와 대상을 정한 특판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일부 주력 예금상품의 금리 상향도 병행되는 모습이다.

 

◇ 저축은행 1년 예금 평균 3.91%…4%대 특판 확산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저축은행도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23일 기준 연 3.91%로 집계됐다. 두 달 전보다 0.6%p 이상 올랐고 연 4%대 정기예금 상품도 크게 늘었다.

 

SBI저축은행은 29일부터 총 3000억원 규모의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1년 만기 상품은 최고 연 4.10%, 3년 만기는 최고 연 4.30%가 적용된다. 전국 영업점과 인터넷뱅킹, 사이다뱅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으며 한도가 소진되면 판매가 종료된다.

 

이번 특판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에서 5년 연속 기업신용등급 ‘A’를 받은 것을 기념해 마련됐다. SBI저축은행은 이번 특판을 통해 기존 고객 혜택을 높이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은 은행권과의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 예금 만기 고객이 시중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하반기에 예금 만기가 집중된 저축은행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금리를 제시해 기존 수신을 유지해야 한다.

 

◇ 수신 늘어도 웃긴 어려워…조달비용 부담 확대

 

다만 수신잔액 확대가 금융회사에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만기까지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도 함께 늘어난다.

 

은행은 예금으로 확보한 자금을 대출과 유가증권 등에 운용해 수익을 내지만, 수신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거나 대출 증가가 제한되면 예대금리차가 좁아질 수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 영업 여건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 상승이 수익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계대출 규제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중저신용자 연체율 상승 등으로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금금리부터 오르고 있어서다.

 

대출 운용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신 비용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저축은행도 전 상품의 금리를 장기간 높이기보다는 판매 한도를 둔 특판이나 고객군별 상품을 중심으로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필요한 자금은 조달하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예금의 규모와 기간을 통제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고금리 특판이 늘더라도 가입자가 실제로 받는 금리가 상품에 표시된 최고금리와 같지는 않을 수 있다. 판매 한도와 가입 연령, 연금 수령 여부, 기존 상품 해지 이력 등 우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적용금리는 낮아진다. 기존 예금을 해지해 특판으로 옮길 경우에도 중도해지로 포기하는 이자와 남은 만기를 함께 따져야 한다.

 

예금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는 불확실하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기와 폭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금융회사도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권은 전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올리기보다 판매 한도와 가입 조건을 둔 특판을 확대하고 일부 주력 상품의 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신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