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강관업체 휴스틸이 지난해 1월 종결된 서울지방국세청 세무조사 결과를 두고 백억대 행정심판에서 다퉜으나 사실상 패배했다.
부분적으로 해외시장 개척비 등 비용처리나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연봉 과다지급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주 전장이라고 볼 수 있는 북미 자회사간 이전가격에서 완패, 거기에 덧붙여 박훈 대표의 경비 사적 사용에서는 패배했다.
조세심판원은 지난 2일 휴스틸이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처분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심판청구에서 “처분청이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7조에 따라 산정한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2020~2023사업연도 중 쟁점이전소득금액만큼 익금에 산입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아 법인세의 부과(결손금 감액경정 포함) 등을 하면서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한 이 건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조심 2025서2599, 2026. 7. 2.).
국세청, 휴스틸 세무조사 해외자회사 이전가격 조작 판단...세무조사 관련 충당금은 109억
이번 사안의 전말은 이러하다. 국세청은 휴스틸 한국 본사가 북미 자회사에 너무 저렴하게 물건을 넘겨준 탓에 휴스틸 한국 본사의 이익이 줄었고, 이 때문에 휴스틸 한국 본사의 법인세부담을 부당하게 낮췄다고 보고 세금을 물렸다.
반면에 휴스틸에서는 휴스틸의 북미 자회사(캐나다는 판매법인, 미국에는 판매법인 및 제조공장법인)들은 한국 본사로부터 원자재를 받아다가 추가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만드는 곳으로 독자적으로 가격결정을 하는 제조업체라고 주장했다.
이들 북미 자회사는 미국 현지 철강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산정했고, 미국 반덤핑 관세 등 시장 특수성을 반영해 차이를 조정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미 자회사들이 ‘완전한 위험을 부담하는 유통업자 또는 제조업자’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국세청에서는 휴스틸이 독자적인 업체라고 주장하는 북미 자회사가 완전한 위험을 부담하는 유통업자 또는 제조업자가 아니라 제한적 유통업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미국에서 철강 관련 제조업체라고 명함을 내밀려면, 열처리(Heat Treating)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2022년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보고서), 휴스틸의 미국 자회사를 조사해보니 하는 일은 겨우 나사 가공이나 파이프 체결 등에 불과했다고 판단했다.
북미 자회사들은 휴스틸 본사가 작성한 ‘본사 판매가격 조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거래단가를 결정했으며, 북미 자회사들은 폭등한 이익을 숨기기 위해 미국 정부에서 받은 반덤핑 예치관세 환급금을 숨기고, 연도별 매출증가율이라는 자의적인 산식을 개발해 실제 매출액을 하향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세청은 휴스틸의 북미 자회사들이 휴스틸 주장대로 ‘완전한 위험을 부담하는 유통업자 또는 제조업자(독자적 회사)’가 아닌 ‘제한적인 위험을 부담하는 유통업자 내지 주문제조업자(본사 꼭두각시)’라고 결정짓고, 세무조사를 통해 휴스틸이 자의적으로 조작해낸 이익에 대해 정상거래가격을 산출해, 휴스틸 본사가 자의적으로 본사 이익을 줄인 것에 대해 세금을 물렸다.
심판원은 ▲휴스틸 본사가 ‘가격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외국 자회사 사업방침까지 총괄하는 등 완전히 독립하여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 ▲국세청이 정상가격 산출한 방식이 오차로 인해 못쓸 것이라고 입증되지 않은 점 ▲북미 자회사가 미국 정부에 관세를 낼 때는 경상손실로 따져놓고 관세환급금을 경상이익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앞뒤가 안 맞고, 굳이 다르게 해야 한다는 객관적 증빙 등이 없다는 점 ▲북미 상황상 열처리 시설도 없으면서 제조업체라고 주장하는 건 인정이 안 된다는 점 ▲휴스틸 본사가 신고를 열심히 했으니 과소신고가산세는 빼달라고 하던데, 그건 제대로 신고했을 때 이야기고, 차이조정 등 합리적인 수단으로 신고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법인세 다 내고, 가산세도 다 낼 것을 결정했다.
다른 전장에선 휴스틸과 국세청이 엎치락 뒤치락했다.
심판원은 휴스틸 본사가 북미 자회사 업무수행을 쓴 임직원 출장비, 항공비, 비자발급비 등 비임여비와 캐나다 에이전트에게 지급한 마케팅 수수료와 해외시장개척비는 휴스틸 본사가 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은 손금인정했다(휴스틸 승).
또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이 과거에는 연봉 8억 받다가 2019~2020년에는 5억2000만원으로 자진감액하고, 그후 회사가 괜찮아지니까 다시 연봉 8억으로 복귀한 것 역시 정당한 것이고, 오너 몰아주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휴스틸 승).
반면에 박순석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대표의 경우, 자신의 배우자‧자녀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 가면서 쓴 항공비, 호텔‧면세점‧백화점에서 사용한 돈을 회삿돈으로 처리한 건에 대해선 말로는 업무유관이라고 하지만, 객관적인 증빙이 없다는 점에서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국세청 승).
◇ 현금, 승계, 지배주주 이익
휴스틸 기초체력을 볼 때 이번 패배 자체가 휴스틸에게 치명적 부상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게다가 추후 소송을 제기할 경우, 주 전장이었던 정상가격-이전가격 싸움을 뒤집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기와 상황이 좋지 않다.
지금 휴스틸은 지난해 기준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비 79.5%나 줄었고, 연결 당기순이익은 –150.3억원으로 적자가 났다.
설비투자(유형자산)에 747.1억원을 투입해서 사업을 위한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재무에서 394.2억원의 외부 자금을 끌어다가 현금을 붓고 있고, 현금흐름상 단기차입이 지난해 546억 정도 늘었기에 단기차입부채 영역을 1204.3억원으로 불려놨다. 전년도(2024)에는 단기차입부채 영역이 569.4억원이었다.
그 와중에 장기차입금은 전년비 94.4억 줄었으니 아무래도 허리띠를 졸라맬 필요가 있다.
일단 이번 패전으로 가장 큰 타격은 돈보다는 국세청이 북미 자회사 간 거래를 ‘제한적 위험부담 유통업자’로 완전히 규정시켰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한 마디로 예전처럼 북미 자회사간 거래가격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것이 확실시 됐다.
신안그룹 전체 승계에서 휴스틸은 핵심 영역에 해당하며, 휴스틸 미국 자회사는 박훈 대표 체제를 굳히기 위한 중요한 포석 중 하나다.
북미 자회사들의 제일 중요한 기능은 박순석 회장 장남 박훈 대표의 경영실력 입증이다.
다만, 시각에 따라선 추후 지분 승계를 대비한 돈의 통로로 활용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한국 본사 이익이 줄고, 북미 자회사 이익이 줄어든다면, 한국 휴스틸 주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어 나중에 상속‧증여세 부담할 때 이익이 된다.
실제 이를 의도했는지 휴스틸이 밝힌 바 없지만, 휴스틸은 PBR이 0.2밖에 안 되는 심각한 저PBR 회사이고, 주주들이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회사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박훈 대표가 결국 회삿돈을 마음대로, 사적으로 가져다 썼다는 의심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박훈 대표가 주가가 저PBR에 밀려서 주주들의 고통이 쌓이는 동안 회삿돈으로 호텔과 면세점에서 회삿돈을 펑펑 썼다는 의심이다.
◇ 저PBR의 대표주자, 세법 등 정책 변화
국회로 다리 하나 건너서 보면, 상속증여세법 전선도 심상찮다. 대표적으로 주가누르기방지법이 있다.
이 법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데, 기본 내용은 상장기업들이 상속증여세 재산가액을 낮추기 위해 주가를 낮춰서 주주들을 물먹이고 지배주주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것을 막기 위해 저PBR 회사에 대해선, 주가가 아닌 순자산을 상속재산 가액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뒤로는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폐지한다는 점에서 표면 뒤에 본심이 있는 듯한 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저PBR 상장사에 대한 문제점을 거듭 말한 바 있어 저PBR 회사 세습에 대한 정부 당국의 주시가 계속되고 있음은 명확하다.
또한, 국세청은 해외 자회사를 통한 편법승계, 주주의 회삿돈 사적유용에 대해 엄단의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어 추후 이전가격 정할 때 과거보다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결정해야 할 상황이다.
한편, 휴스틸 측은 이번 조세심판원 행정심판결정에 불복할지 검토 중이며, 이미 세무조사 세금은 다 냈고, 이번 심판결정으로 일부 환급이 발생했으므로 리스크 부담이 완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세심판원 심판청구에서 졌을 경우 청구법인은 90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