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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전문가 칼럼] 경기도 김포시의 도시재무제표

한강의 끝에서 서울의 다음 회계장부를 쓰는 도시, 김포

(조세금융신문=장기민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김포의 재무제표를 읽는 일은 수도권의 팽창이 어디까지 이동했는지를 확인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김포는 더 이상 서울의 변두리도, 과거 농경지의 기억에 머문 도시도 아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고양·파주와 마주하고, 남쪽으로 서울 강서권과 인천 서북부를 접하며, 북쪽으로는 접경의 긴장까지 품은 융복합형 지정학적 도시다.

 

이러한 위치는 김포에 불편과 기회를 동시에 남겼다. 교통 혼잡은 경제학적 비용으로 기록되었지만, 인구 유입과 산업 확장은 자산으로 쌓인 것이다.

 

필자가 김포시에 부여하는 도시신용등급은 A-이다. 김포시는 성장성이 분명히 드러나지만, 성장의 속도를 행정 시스템과 교통 인프라가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보인다.

 

김포시는 2026년 1월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48만4694명을 기록했고, 전국 지자체 인구 순위 26위, 경기도 내 13위에 올라 있다.

 

김포 인구가 10년 사이 크게 증가해 51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회조사 보도 역시 이 도시가 여전히 인구 흡입력을 가진 수도권 성장도시임을 보여준다.

 

김포의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예산 규모와 외부재원 의존 구조다. 김포시는 2026년도 본예산안으로 약 1조7734억~1조7735억 원을 편성했다.

 

특히 국·도비 보조금과 시비 매칭사업이 9667억 원 규모로 전체 예산의 54.5%를 차지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는 중앙과 경기도의 재원을 적극적으로 끌어오는 ‘재원조달형 행정’의 성과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김포 자체의 전략적 우선순위가 외부사업 구조에 묶일 수 있다는 부담도 남긴다.

 

도시의 기업가치를 따질 때 김포의 핵심 자산은 인구, 입지, 교통, 산업이다. 다만 이 네 가지 자산이 아직 완전한 선순환 구조로 결합되지는 않았다.

 

김포골드라인 혼잡은 이 도시의 성장비용을 상징한다. 서울5호선 연장, GTX-D, 인천2호선 연장, 서울2·9호선 연장 등 광역교통 구상은 김포의 미래가 단순한 주거 확장에 머물지 않기 위한 핵심 투자 항목이다.

 

김포시가 2026년 ‘교통·수변·야간·교육’을 주요 비전으로 제시하고 골드라인 증차 예산을 편성한 것도 결국 도시의 병목을 풀어야 도시가 다음 단계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의 산업 재무제표는 더욱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김포는 대기업 본사형 도시라기보다 중소 제조업, 물류, 유통, 생활산업, 신산업 후보군이 뒤섞인 실물경제형 도시다.

 

김포산업지원센터는 2026년 중소기업 SOS컨설팅 지원사업과 스타트업 글로벌 성장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관내 기업의 애로 해결과 경쟁력 강화를 전면에 두고 있다.

 

또 김포시는 로봇·UAM 등 첨단전략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김포가 단순한 베드타운을 넘어 ‘수도권 서북부 생산기지’로 자기 정체성을 바꾸려는 움직임이다.

 

김포의 행정스타일은 이제 개발허가형 행정에서 포트폴리오 경영형 행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인구가 늘면 세수도 늘지만, 동시에 복지·교통·교육·생활SOC 비용도 증가한다.

 

2025회계연도 예산기준 재정공시에서 김포시 재정자립도는 33.41%로 언급되었고, 과거보다 낮아진 자립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성장도시는 언제나 숫자가 커지는 착시를 겪는다. 예산이 커졌다고 해서 반드시 도시의 체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세입의 질, 산업의 지속성, 교통비용의 절감, 시민 체감의 개선이다.

 

김포의 문화적 자산 역시 도시신용등급의 비재무 항목으로 보아야 한다. 라베니체, 한강 수변, 아라뱃길, 장릉, 평야와 신도시가 공존하는 경관은 김포를 단순한 통근도시가 아니라 생활문화형 도시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자산임에 분명하다.

 

다만 아직 김포의 문화는 도시 전체의 브랜드로 응축되었다기보다 개별 명소의 소비에 머무는 경향이 강하다.

 

김포는 ‘서울 가까운 도시’가 아니라 ‘한강 서북부 생활경제권의 중심도시’라는 문장으로 자신을 재정의해야 한다.

 

김포의 도시적 성향은 지극히 성장지향적이지만 아직 조율이 많이 필요한 도시다. 민간의 속도는 빠르고, 행정의 부담은 무겁다.

 

인구는 늘었고, 교통은 따라가야 하며, 산업은 더 고도화되어야 한다. 앞으로 김포가 구사해야 할 행정은 민원 대응형 행정이 아니라 현금흐름 설계형 행정이다.

 

교통 투자는 시민의 시간을 되찾는 자산관리이고, 산업단지 전략은 세입 기반을 넓히는 영업관리이며, 수변과 야간경제는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 무형자산 투자다.

 

김포는 이미 성장한 도시가 아니라, 이제 막 성장의 청구서를 받아든 도시다. 이 청구서를 부담으로만 볼 것인지, 다음 단계의 투자명세서로 바꿀 것인지는 행정의 설계 능력에 달려 있다.

 

김포의 미래는 서울 편입 논쟁이나 교통 민원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이 도시는 지금 수도권 서북부에서 가장 복잡한 재무제표를 가진 도시 중 하나이며, 그 복잡성 자체가 김포의 가능성이다.

 

성장의 속도를 도시의 품격으로 바꾸어야만 김포의 다음 등급이 A를 넘어선 A+로 재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필] 장기민 세종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

•(현)한국외국어대학교 도시 미학 지도교수
•(현)서울창업기업원 본부장
•(현)한국경영환경위원회 위원장
•(현)인하대학교 경제학, 도시계획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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