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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2 (수)

화장품 대신 샴푸로 美 뚫었다…LG생건 이선주 '선택과 집중'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
북미 매출 47% 늘어 중국 웃돌아
“고성장 제품·채널에 선택과 집중”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지난해 4분기 72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LG생활건강의 실적 반전이 나타났다. 만년 의존처였던 중국 시장의 부진을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상쇄하며 ‘탈(脫)중국’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선주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취임 10개월 만에 숫자로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사상 첫 북미 매출 ‘중국 추월’

 

30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6574억원, 영업이익은 1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87.5%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 1078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000억원 선을 지킨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북미였다. 1분기 1680억원이던 북미 매출은 2분기 2058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7.3% 증가한 수치다. 반면 중국 매출은 5% 줄어든 176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 2001년 독립 법인 출범 이후 북미 매출이 중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중국에 지나치게 쏠렸던 해외 사업의 무게 중심을 북미로 나누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다. LG생활건강은 그동안 중국 내수 소비와 면세점 판매가 흔들릴 때마다 회사 전체 실적이 함께 요동치는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 이선주 대표, ‘선택과 집중’ 승부수

 

이선주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손댄 것은 조직이었다. 기존 뷰티와 생활용품 중심의 사업 조직을 5개로 나누고, 닥터그루트와 유시몰을 담당하는 ‘네오뷰티’ 조직을 별도로 만들었다. 샴푸와 치약을 단순 생활용품이 아니라 두피·구강 고민을 해결하는 기능성 뷰티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여러 브랜드에 마케팅 자원을 분산하던 방식도 바꿨다. 성장 가능성이 확인된 대표 제품과 유통 채널에 인력과 비용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이 대표는 올해 초 고성장 지역과 채널을 중심으로 10개 핵심 브랜드를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대표 취임 후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많이 바꾸고 있다”며 “뷰티·웰니스 제품을 중심으로 디지털과 리테일 채널을 강화하고, H&B스토어와 디지털 채널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두피 관리 샴푸 닥터그루트다. 닥터그루트는 지난해 10월 미국·캐나다·멕시코 코스트코 682개 매장에 들어갔고, 올해 3월에는 미국 세포라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다음 달부터는 미국 세포라 약 400개 매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과거 차석용 전 부회장 체제의 북미 진출 방식과 명확히 대비된다. 2019년 LG생활건강은 1억2500만 달러를 투입해 현지 방문판매 유통사(에이본)를 통째로 인수했다. 반면 현재는 대규모 자본을 들여 유통망을 사들이는 대신, 현지 채널의 핵심 매대에 경쟁력 있는 단일 제품을 꽂아 넣는 실용적 전략을 택했다.

 

 

◆ 일회성 이익 뺀 878억…‘재주문’ 입증해야 완전한 부활

 

다만 아직 완전한 턴어라운드를 선언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1028억원)에는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포함돼 있다. 이를 차감한 실제 영업이익은 878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 역시 "취임 후 체질 개선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 성과를 예단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닥터그루트가 코스트코와 세포라에서 반복 구매로 이어지고, 중국 사업의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느냐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앞으로 두세 분기 동안 북미 재주문과 현지 수익성이 함께 확인돼야 LG생활건강의 본격적인 부활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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